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일본여행 의존도 줄이기를 추진해 체질을 바꿀까?
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일본여행을 기피하는 ‘보이콧 재팬’의 영향이 8월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하나투어 김진국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유인태 모두투어 사장. |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에 따르면 두 여행사의 1일 기준 일본 패키지상품 8~9월 예약률은 평년보다 무려 70% 가까이 감소했다.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7월 초까지만 해도 별 영향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며 “예전에 동일본 대지진(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여행 기피심리가 지속되면서 여행사들의 여행상품 판매비중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하나투어는 일본 비중이 비교적 높은데 송출객 가운데 일본 송출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월 36.5%에서 올해 7월 27.2%로 9.3%포인트 감소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7월은 아직 일본여행 기피 심리가 직접적 영향을 주기 전의 수치이기 때문에 8월과 9월에는 일본 송출객 비중이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모두투어 역시 8월부터는 일본 송출객 비중이 본격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본 의존도를 줄여 여행상품을 다양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여행사에게 현재 한일관계 악화는 단기적으로는 악재가 맞다”면서도 “국내 여행업계의 지나친 일본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을 축소하며 동남아 및 중국 노선을 확대하고 있고 9~10월부터는 중국 신규노선 취항이 더욱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여행사들의 일본 편중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여행업계에서는 하나투어가 모두투어가 자유여행 비중이 높은 일본보다 패키지여행 선호도가 높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여행상품을 더 다양하게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행업계는 2017년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대체 여행지로 일본이 떠오르고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일본 취항을 늘리는 데 힘입어 일본여행상품의 비중을 적극 확대해왔다.
하지만 국내 대형 여행사들에게 일본은 그리 매력적인 여행지가 아니다. 대중교통과 숙박시설 등 여행 인프라가 발달해 있어 일본을 찾는 이들은 패키지여행보다 자유여행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국내 대형 여행사들이 자유여행 상품 판매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수수료에 불과하다. 더구나 최근에는 스카이스캐너, 호텔스컴바인 등 해외 OTA(온라인여행사)들의 가격 경쟁력도 막강해졌다.
실제 하나투어가 발표한 지역별 수익과 송출객 비중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체 송출객 가운데 일본 송출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36%에 이르지만 전체 수익 가운데 일본여행상품 판매로 올린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19.1%에 불과하다.
반면 대형 여행사들에게 패키지여행 상품은 여행사가 일정을 직접 구상하기 때문에 이익을 낼 수 있는 부분이 많을 뿐 아니라 경쟁도 훨씬 덜하다.
최근 일본의 대체 여행지로 각광받는 동남아시아, 중국 변방지역은 아직 일본보다 여행 인프라가 부족해 자유여행을 즐기기에는 신경써야 할 점들이 많다. 이런 이유로 동남아시아 여행객이나 중국 여행객의 패키지여행 선호도는 일본 여행객보다 훨씬 높다.
대형 여행사들의 일본상품 비중이 낮아지면 장기적으로는 여행사들의 캐시카우인 패키지여행상품의 예약률이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일본 여행 예약률이 감소한 것을 모두 상쇄할 정도는 아니지만 동남아시아나 중국 하이난 성 등 일본의 대체 여행지로 여겨지는 지역의 예약률이 상승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