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북미와 아세안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를 확대하기 위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자회사로 아모레퍼시픽,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을 두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18년부터 중저가 브랜드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를 통해 적극적으로 중국 외 시장을 개척해왔다.
4월 인도 현지 유통회사와 손잡고 에뛰드하우스로 인도 화장품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니스프리는 올해 초 호주 수도인 멜버른에 플래그십 매장을 냈다. 이니스프리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서 회장이 북미와 아세안시장 등 새로운 해외시장 진출에 힘쓰고 있는 것은 이 지역의 성장세가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2분기 아세안시장에서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는 40%나 급증했다.
미국에서도 올해 2분기에 매출이 지난해 2분기보다 54%나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저가 브랜드들은 현지 소비자를 겨냥한 맞춤형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북미 고객에 맞추기 위해 150여 종의 미국 전용상품을 내놨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여러 인종에 맞게 다양한 피부 타입과 컬러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다.
이니스프리는 북미에서 ‘마이 팔레트’와 ‘마이 컴팩트’ 등을 운영하면서 피부 타입 등에 맞게 색조화장품이나 메이크업 제품을 골라 담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세안시장에서는 특유의 기후에 맞는 화장품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를 아세안의 연구개발(R&D)의 허브로 삼고 전담 연구인력을 현지에 배치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국가 과학연구기관의 산하 바이오 메디컬 연구소인 IMB와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중저가 브랜드를 북미와 아세안에 투자를 늘려가는 것은 중국시장에서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이니스프리 매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면서 2분기 전체 해외매출은 지난해 2분기보다 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중국에서 홍보비용을 확대했음에도 매출 성장률이 부진하다”며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중국에서 이니스프리 매장을 상반기에만 110곳을 늘렸다. 수익성이 악화된 도심 이니스프리 매장을 정리하고 지방에 매장을 늘렸지만 아직까지 실적으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다.
서 회장은 결국 중국에서의 부진을 북미와 아세안 지역에서 만회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셈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해외시장 개척을 놓고 회의적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아세안 화장품시장이 빠른 속도로 규모가 늘어나고 있지만 해외 화장품회사들도 진출하고 있는 점에서 경쟁이 치열하다”며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중저가 브랜드에서 시장의 기대만큼 성과를 낼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