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정치·사회  정치

한의사 2만명 중 10%는 실업자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4-15 12:26:14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한의사 2만명 중 10%는 실업자  
▲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

한의사는 한때 가장 ‘잘나가던’ 직종이었다. 한의대 입학과 동시에 ‘점잖고 돈 많이 버는 전문직’의 꿈을 꿀 수 있었다. 하지만 수요에 비해 한의사가 늘어남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이제 한의사들도 경영 마인드를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한의사업계 수입은 2000년대 초반에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이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따르면 2012년 한의사 월평균 소득은 565만 원이다. 이는 30년 이상 경력의 '명의'로 소문난 한의원 원장까지 포함된 평균치다.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한의사 공급과잉이다.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의 한의사 수는 1만8198명이었다. 그런데 매년 800명 가량의 신규 한의사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가 추정하는 적정 한의사 숫자는 5천여명이다.

◆ 한의사들 "적정인력 위해 한의사 문턱 높여야"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9일 한의과대학의 교육 정상화 및 한의사의 적정인력 수급방안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한의협 김필건 회장은 인사말에서 “지금 젊은 회원 1700명 가량이 실업자 상태에 있는데, 올해 800여 명이 신규로 한의사 면허를 땄다”면서 “1990년 말에서 2000년대 초 우수한 인재들이 서울의대를 포기하고 지방 한의대를 갔는데 그 인원이 실업자가 됐다”며 한의계의 고민을 털어놨다.


김 회장의 말대로라면 우리나라 전체 한의사 면허자 2만 명 중에서 10% 가량이 실업상태에 있음을 뜻한다.


강연석 원광대 한의대교수는 한의사 본연의 경쟁력이 약하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현재 한의학 교육이 조선시대보다 못하다”며 “조선시대를 살펴보면 국가의료체계 및 보건행정 관련한 교육이 있었고 면허갱신제도까지 운영됐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이어 한의사 시험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암기교육에서 임상술기를 강화해 교육과정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시험의 경우에도 기초의학 지식을 묻는 시험과 임상실천을 강조하는 한의사 국가시험을 분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의사가 늘어난다고 한탄할 게 아니고 스스로 권리를 찾아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장현 동국대 분당한방병원장은 “졸업생들이 대부분 개원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기초학 교실이나 대학병원 공공기관에 근무할 필요도 있다”고 의견을 냈다.


보건복지부 강민규 한의약정책과장은 “한의사의 수입도 다른 보건의료인력에 비해 떨어지고 건강보험 점유율도 4%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가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과 한의약의 세계화를 추진하다 보면 흐름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 양극화 현상 심화,  생존경쟁 더욱 치열해져


한의사 인력이 대부분 서울이나 수도권에 집중해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한 한의학과 졸업생은 1년간 인턴까지 마치고 최근 한의원 부원장(한의원에 취직해 일하는 한의사) 자리에 10곳 넘게 지원했으나 모두 떨어졌다. 서울에서 부원장 자리 하나에 70~80명이 몰리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개업을 해도 문제다. 한의대를 갓 졸업한 한의사가 바로 개업해 경쟁력을 갖추려면 시설, 서비스, 광고에 막대한 돈을 쏟아야 한다. 한 젊은 한의사는 “한의원을 몇개씩 거느린 명의 한의사도 있지만, 영세 한의원은 하루 손님이 10명도 안 돼 점점 빚만 늘어간다”고 푸념했다.


경기 평택시에 개원한 P한의원장은 “졸업만 하면 동네 유지가 되던 옛시절은 지났다”며 “한의사들도 개업과 동시에 가만히 앉아 있기보다 경영자적 마인드를 갖추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의대 커리큘럼에도 경영학과 같은 수업을 추가해 한의사들이 개원 후 생존하는 법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환경도 예전같지 않다. 넘쳐나는 한의사 인력에 비해 한의원은 소비자들에게서 멀어져 가고 있다. 수익성 높은 한방보약이 차별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유행한 홍삼 등 건강식품은 시장규모가 1조3천억 원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일반 기업체서도 연령대별 맞춤형 홍삼이 나오는 등 이제 대형마트에서도 홍삼을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또 ‘비아그라’나 ‘시알리스’ 등 양방 발기부전 치료제가 나오면서 ‘해구신’ ‘웅기단’ 등 한방 발기부전 치료제 판매도 부진해졌다.


 

최신기사

법원, 우리금융 '부당대출' 혐의 전 회장 손태승 구속영장 재차 기각
경찰, 국방부·수방사 압수수색해 전 국방장관 김용현 '비화폰' 확보
하나은행장에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 하나증권 강성묵 사장 연임, 하나카드 사장에 성영수..
야당 6당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두번째 제출, 14일 오후 5시 표결
신한은행 38세 이상 직원 대상 희망퇴직 받아, 특별퇴직금 최대 31달치 임금
우리은행 고강도 인사 쇄신, 부행장 줄이고 70년대생 발탁해 세대교체
이부진 포브스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85위, 네이버 최수연 99위
메리츠화재 김중현 이범진·메리츠증권 김종민 사장 승진, "경영 개선 기여"
미국 생물보안법안 연내 통과되나, 외신 "예산 지속 결의안에 포함 땐 가능"
국회 내란 특검법안과 김건희 특검법안 가결, 국힘 반대 당론에도 이탈표 나와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