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도 “중장기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아직은 변수가 많은 시기”라며 “신규 프로젝트들이 많고 일부 사업의 지연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파악했다.
현대로템이 스스로 실적 개선을 증명하는 것이 증권가의 부정적 시선을 돌려세울 수 있는 근본적 해법으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 흑자전환이 사실상 힘들다는 의견이 우세해지면서 비관적 전망에 계속 힘이 실리고 있다.
29일 투자리포트를 낸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 DB금융투자는 모두 현대로템의 올해 실적 전망치를 기존보다 대폭 하향하며 현대로템이 올해도 영업손실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1월만 하더라도 증권가의 전망치 평균이 943억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대로템의 수익 창출력이 계속 약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건용 대표이사로서는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3월 말 대표이사에 공식 취임한 뒤 곧바로 ‘2027 비전 선포식 및 사업실천 결의대회’를 열고 ‘경영목표 2022’를 밝혔다.
경영목표 2022는 2022년까지 △영업이익률 5% 달성 △전체 수주에서 신사업 비중 10% 확보 △연구개발 투자 연평균 성장률 30% 증대 △업무효율 10% 개선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현대로템이 최근 4년 동안 보인 연간 영업이익률 평균치는 –2%대다. 이 대표는 3년 안에 현대로템의 영업이익률을 5%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프로젝트 관리능력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과거 수주했던 사업들이 예상과 달리 저조한 실적을 내면서 목표 달성을 위한 길이 험난해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해외 철도수주 계약에서 설계변경에 따른 생산지연으로 비용이 발생하고 있고 2017년에 저가 수주한 국내 철도물량의 생산이 본격화하면서 손실을 인식하고 있어 철도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로템이 2017년에 국내에서 따낸 철도관련 대표적 일감으로는 ‘서울시 2호선 전동차 214량 구매사업’과 ‘코레일 1호선 전동차 128량 구매사업’ 등이 있다.
현대로템은 각 사업을 1760억 원, 1116억 원에 낙찰받았다. 전동차 1량당 평균 8억4천만 원대에 사업을 따냈다.
2018년 대만에서 따낸 전동차 사업이 1량당 17억5천만 원, 부산에서 따낸 사업이 1량당 11억6천만 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2017년 수주 물량이 매우 낮은 금액에 낙찰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철도차량은 기관차와 고속열차, 전동차 등 차종별, 발주사양별 가격 편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가격을 단순비교해 저가 수주 여부를 판단하기는 애매할 수 있다. 하지만 해외와 국내물량의 가격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국내사업의 수익성이 매우 저조하거나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고 판단할 여지 또한 충분하다.
실제로 현대로템의 사업보고서 등을 봐도 철도부문의 1량당 납품 가격은 2017년 내수 8억 원, 수출 21억 원으로 편차가 크다.
해외수주 물량 생산이 본격화한다 해도 국내수주 물량의 납품이 올해 말에서 내년까지 계획돼있다는 점에서 한동안 현대로템의 실적 개선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증권가는 바라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