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이 붉은 수돗물 사태 복구비용과 지역화폐 인천이음의 캐시백 재원 마련 등으로 재정압박을 받고 있다.
단계적으로 인천시 부채를 상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2020년에 부채비율을 가장 크게 줄이기로 했지만 상수도와 지역화폐사업에서 계획한 예산을 넘는 지출이 발생했다.
29일 인천지역 관계자에 따르면 예산계획상 예상치 못한 붉은수돗물 사태 복구비용 등이 발생함에 따라 단계적으로 인천시의 부채비율을 낮춘다는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박 시장은 인천시의 부채비율을 2018년 20.1%, 2019년 18.7%, 2020년 16.1%, 2021년 14.2%, 2022년 12.4% 등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올해까지는 계획대로 부채를 상환했지만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할 때는 공약사항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출범 1년 만에 부채상환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하면서 수도 관련 사업에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됐다.
전체 수도관 6848km 가운데 506km(7.3%)에 해당되는 노후 수도관을 정비하는 데에만 2020년부터 2025년까지 3753억 원이 필요하다.
현재 설계 단계인 수산정수장과 남동정수장에 고도정수 처리시설을 설치하고 부평정수장과 공촌정수장 시설을 보강하는 사업에는 내년부터 1682억 원이 투입된다.
수도관 정비 및 고도정수 처리시설 설치와 함께 노후 급수관 개량, 배수지 확충, 영종도 해저수관로 정비, 풍잡계통 도수관로 정비, 스마트 물관리체계, 관로 복선화 등 모두 8천억 원 가량이 투입돼 내년부터 시행된다.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특별회계 재정운용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시 수도사업특별회계는 2025년까지 5700억 원가량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단기적으로는 주민 피해보상금으로 700억 원을 넘게 지급해야 할 것으로도 보인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중장기로 계획된 수도 관련사업들이 붉은 수돗물 사태로 앞당겨졌다”며 “내년부터는 지방채 발행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수도사업특별회계의 적자를 일부 보전하기 위해 최대 500억 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을 고려하고 있다.
지역화폐인 ‘인천이음’의 인기몰이도 내년도 예산에 부담을 주고 있다.
박 시장은 하반기 인천이음 운영을 위해 정부지원예산 포함 320억 원의 추가 예산을 확보했다. 가입자 수와 결제금액이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인천이음을 사용했을 때 구매금액의 6%(자치구에 따라 최대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되돌려 주는 혜택이 인천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단기간에 가입자가 크게 증가했다.
올해 인천이음 결제금액이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최소 600억 원 이상을 ‘캐시백’으로 지급해야 한다.
부담이 커지면서 최근 캐시백 수준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내년에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
박 시장은 국비 확보와 함께 추가경정 등 예산 규모를 키워 채무비율 수준이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채무비율이 20%를 넘는 일은 절대로 없도록 하겠다”며 “재정 건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재정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의 2019년 지방채 발행한도액은 2555억 원이다. 820억 원을 발행했고 추가로 발행 가능한 금액은 1735억 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