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질주가 눈부시다. 수입차 가운데 독보적 판매량을 보이면서 한국시장 판매량에서 일부 완성차기업을 추월할 수도 있다.
28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춤했던 판매량이 5월부터 반등하며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벤츠는 올해 상반기에 자동차를 모두 3만3116대 팔아 수입차시장에서 점유율 30%를 차지하며 다른 수입차 브랜드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이는 완성차기업인 르노삼성차와 한국GM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벤츠는 올해 상반기에 자동차를 모두 3만3116대 팔았는데 르노삼성자동차와는 3390대, 한국GM과는 불과 2482대 차이다.
르노삼성차는 상반기에 국내에서 자동차를 모두 3만6506대 팔아 내수 판매량에서 4위를 차지했다. 한국GM은 3만5598대 팔아 5위에 머물렀다. 그 뒤를 벤츠가 바짝 뒤따르고 있다.
벤츠는 6월에는 한국GM보다 자동차를 884대 더 팔기도 했다.
이대로 벤츠가 한국GM보다 한 달에 200~300대씩만 더 팔면 올해 판매량에서 벤츠가 앞설 수도 있는 셈이다.
꾸준히 실적을 뒷받침해 줄 주력모델을 두고 있느냐 여부를 따져보면 벤츠가 올해 자동차 판매에서 한국GM이나 르노삼성차를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벤츠의 주력모델인 E-클래스는 소비자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2016년 6월 출시된 지 꼭 3년 만인 올해 6월 판매량 10만 대를 넘었다.
E-클래스는 올해 상반기에도 모두 1만8319대 팔렸다. 르노삼성차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QM6와 한국GM의 베스트셀링 모델 스파크의 판매량을 앞서는 수치다.
올해 상반기에 QM6는 1만6845대, 스파크는 1만5776대 팔리는데 그쳤다.
수입차라는 불리한 조건에서도 벤츠가 선방한 셈인데 벤츠가 서비스부문에도 힘을 싣고 있어 한국시장에서 일부 완성차기업을 따라잡는 게 머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벤츠는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사후서비스를 받는 게 불편하다는 소비자의 불만을 덜기 위해 서비스센터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완성차와 비슷한 수준의 사후서비스가 갖춰지면 벤츠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초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말까지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각각 60곳, 70곳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 계획을 착실히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벤츠는 2015년 40곳이었던 공식 서비스센터를 올해 상반기에만 65곳까지 늘렸다.
더구나 벤츠는 하반기 신차를 줄줄이 내놓을 계획인 만큼 국내 완성차기업을 추격할 수 있는 ‘연료’도 충분하다.
벤츠는 하반기에 엔트리급 세단인 A-클래스를 비롯해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GLE를 내놓는다. 전기차 EQC를 출시로 프리미엄 전기차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5월과 6월 QM6와 SM6의 부분변경모델을 내놓았고 한국GM은 하반기에 신차 2종을 내놓지만 차종과 엔진별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벤츠에 대적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말이 나온다.
벤츠는 2016년부터 3년 연속으로 수입차시장 1위 자리를 지켜온 데다 고급 브랜드 이미지까지 탄탄하게 구축한 덕에 한국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 최초로 연간 판매량 7만 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2017년 1월 벤츠가 국내 완성차기업인 쌍용자동차의 판매량을 넘어섰다는 말이 나돌면서 자동차시장이 크게 들썩인 적이 있다.
잘못된 통계자료가 유출돼 일어난 일이었지만 이때에도 벤츠와 쌍용차 사이 판매량 격차는 불과 167대에 불과했다. 과연 벤츠가 올해에는 제대로 일을 낼 수 있을까.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