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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의 '엣지', 크롬 제치고 브라우저 영광 되찾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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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래리 페이지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
크롬으로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구글이 강적을 만나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차기 운영체제(OS) 윈도10부터 적용되는 ‘엣지’를 들고 나와 ‘타도 크롬’을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MS는 윈도의 실패원인 가운데 상당부분을 익스플로러 때문으로 규정하고 엣지로 이를 만회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엣지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특히 사티아 나델라 MS CEO의 ‘모바일 우선’ 전략에 힘입어 모바일 생태계로도 빠르게 진입할 준비도 갖췄다.
구글은 ‘해볼 테면 해보라’며 MS에 맞서고 있다.
업계에서 과거 MS의 익스플로러가 독보적 지위를 차지한 뒤 ‘넷스케이프’ 등 신생 브라우저를 성능에 상관없이 밀어냈던 전례로 볼 때 엣지가 크롬과 대적할 만큼 성장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MS와 구글 외에도 애플과 모질라도 인터넷 브라우저를 내세워 전면전을 펼칠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최근 IT생태계가 ‘확장’과 ‘플랫폼’에 성격이 맞춰져 있어 브라우저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됐기 때문이다.
◆ MS “엣지로 브라우저 영광 되찾겠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엣지가 기대를 모으는 가장 큰 이유는 익스플로러에게 오명을 안겨준 요소들을 모두 수정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크롬과 비교해 익스플로러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됐던 과도한 메모리 사용량이 엣지에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MS는 엣지 창을 여러 개 띄워놓고 작업을 하더라도 이용자 PC가 느려지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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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크로소프트 신형 인터넷 브라우저 '엣지'. |
또 엣지가 메모리를 적게 사용하기 때문에 검색속도도 기존 익스플로러보다 최대 3~4배 빨라졌다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 벤치마킹 테스트 결과 엣지의 검색속도는 눈에 띄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PC에서 이런 속도를 낼 수만 있다면 현재 브라우저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크롬이나 2위 파이어폭스와 비교해 결코 느린 속도가 아니다.
MS는 골머리를 앓게 하던 액티브X 문제도 엣지를 통해 해결했다. 기존 익스플로러는 보안과 같은 추가기능을 설치할 때마다 인터넷 창을 닫고 새로 작업을 시작해야 했는데 엣지를 쓰는 이용자는 이런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엣지로 크롬에 맞서려는 MS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 또 있다. MS는 윈도8부터 적용했던 ‘앱 스토어’ 기능을 윈도10에서 더욱 강화했다. 이는 엣지를 사용하는 고객의 취향에 따라 엣지가 각기 다른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아직까지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사용 비율이 매우 높지만 유럽과 미국 등에서 익스플로러는 점유율 순위 2등도 아니고 3위”라며 “MS가 20년 동안 고유명사처럼 사용되던 ‘익스플로러’라는 이름을 버릴 만큼 엣지에 큰 공을 들였다”고 진단했다.
◆ 구글 “검색시장 선두는 여전히 우리 몫”
MS에 맞서는 구글도 크롬의 기능을 더욱 사용자 친화적으로 바꾸며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켜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구글이 단 기간에 익스플로러를 밀어내고 검색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름아닌 빠른 속도다. 구글은 이런 점을 내세워 여전히 크롬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브라우저라고 강조한다.
게다가 구글이 크롬으로 업계 1위에 올라선 뒤 수 년 동안 누적된 방대한 검색 데이터도 아직까지 MS가 따라잡기 힘든 요인 가운데 하나다.
또 유튜브나 비영리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등과 바로 연결되는 직관적 검색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점도 구글 크롬의 장점으로 손꼽힌다.
구글은 MS 엣지보다 아마존과 펼치고 있는 인터넷 광고경쟁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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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인터넷 브라우저 '크롬' |
이를 위해 과거 크롬에서 상점이나 상품을 검색하면 간단한 정보만 제공해주던 데서 벗어나 검색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상점의 지도와 전화번호 등을 한꺼번에 노출시키고 있다.
전문가들도 크롬이 엣지의 등장에도 당분간 업계 1위를 지키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는 과거 MS가 익스플로러로 10년 넘게 검색시장 1위를 지키는 동안 넷스케이프 등 신생 브라우저가 성능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던졌지만 모두 실패했던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이용자들의 습관을 한 번에 돌려세우기가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S는 속도에 사활을 걸었지만 구글에게 크롬의 빠른 속도는 기본 중에 기본”이라며 “앱 스토어 경쟁에서도 현재까지 크롬에 등록된 앱이 훨씬 많아 당분간은 크롬이 시장1위를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 점차 뜨거워지는 인터넷 브라우저 경쟁
MS와 구글뿐 아니라 애플과 모질라도 모두 자체 인터넷 브라우저를 내놓고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등이 자체 브라우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라우저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과 최근 IT생태계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본다.
최근 IT기업들의 화두가 제품판매에서 플랫폼 제공으로 점차 바뀌어 가면서 이용자들을 플랫폼에 모셔 오는 역할을 하는 브라우저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 브라우저가 가게에 들어갈지 말지를 선택하는 간판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MS의 경우 그동안 오피스와 OS 등 소프트웨어 상품을 만들어 파는 데만 급급하다 나델라 취임 이후 런 움직임에 본격적으로 동참했기 때문에 그 동안 부진을 만회하려고 엣지에 큰 공을 쏟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글이 크롬의 광고노출 시스템을 끊임없이 개선시키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브라우저는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관문역할을 수행한다”며 “아무리 좋은 플랫폼을 갖고 있어도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으면 소용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MS의 경우 과거 익스플로러를 잘 활용하지 못해 플랫폼 사업자보다 소프트웨어 판매자에 치우쳤다”며 “나델라가 이런 부분을 개선해 MS를 플랫폼사업자로 개혁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엣지 브라우저가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