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도 북극 LNG2 프로젝트(Arctic LNG2 Project)의 가동 준비에 속도가 붙고 있다.
러시아 국영에너지회사 노바텍은 프로젝트의 발주처로서 15~17척의 쇄빙LNG운반선을 2024년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삼성중공업은 기술파트너로 선정돼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해 놓고 있다.
이에 앞서 9일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산업무역부 장관은 쇄빙LNG운반선 발주를 위해 정부 보조금 7억8400만 달러를 프로젝트에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3일에는 레오니드 미켈슨 노바텍 CEO가 “230억 달러 규모의 최종 투자결정이 9월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보조금에 이어 최종 투자결정의 계획까지 갖춰진 이상 선박의 발주만이 남았다고 조선업계는 바라본다.
발주 방식을 놓고 삼성중공업이 선박을 모두 건조하는 것과 삼성중공업과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가 일감을 나눠 수주하는 두 가지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가운데 전자가 유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조선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쇄빙 LNG운반선이 삼성중공업에서 모두 건조된다면 선박 건조가격은 1척당 3억8300만 달러(4498억 원가량)가 될 것이며 일감이 분산되면 즈베즈다에서 건조되는 첫 번째 선박의 건조가는 1척당 6억9820만 달러(8200억 원가량)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 보조금의 액수를 감안하면 쇄빙LNG운반선 2~3척을 즈베즈다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삼성중공업이 나머지를 건조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노바텍은 발주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 카타르에서 40척, 모잠비크에서 15척의 LNG운반선이 발주되는데 삼성중공업은 카타르 발주에 이미 입찰한 상태이며 모잠비크 발주에도 입찰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여기서 상당한 물량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이 프로젝트에 쓰일 LNG운반선의 건조 기술을 갖춘 조선사는 한국의 조선3사뿐인데 조선3사의 LNG운반선 건조능력은 1년에 15~20척 수준으로 모두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선박들의 인도기한은 2023년~2026년이라 노바텍이 원하는 쇄빙 LNG운반선의 인도기한과 겹친다. 삼성중공업의 도크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셈이다.
삼성중공업은 상반기 32억 달러치의 선박을 수주해 올해 수주목표 78억 달러의 41%를 달성했다.
발주계획이 진척된 해양설비들과 쇄빙 LNG운반선을 싹쓸이한다면 수주목표의 142%까지도 달성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러시아 쇄빙 LNG운반선과 관련해서는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면서도 “해양설비와 LNG운반선 모두 이전부터 수주를 위해 공을 들여온 만큼 일감을 따내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