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매각’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매각자 측과 입찰 참가 기업 어디에서도 넥슨 매각절차를 놓고 공식발표를 하지 않고 있어 일부 넷마블 주주들은 여전히 넥슨 인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
▲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2018년 2월 미디어행사인 'NTP'에서 넷마블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
넷마블은 인수후보로 거명된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넥슨 인수의지를 공개적으로 나타낸 만큼 방 의장은 직접 주주들의 혼란을 줄여줄 의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4일 넷마블 관계자는 "넥슨 인수와 관련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주주들은 넥슨 매각이 무산됐다는 보도가 나온 뒤에도 넷마블이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자 넷마블이 여전히 물밑협상을 진행하고 넥슨을 인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방 의장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있다. 올해는 미디어행사인 ‘NTP’도 열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넷마블은 2015년부터 매년 NTP를 개최해왔다.
방 의장은 매번 NTP에 발표자로 나서 넷마블의 방향성과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첫 행사 때 “너무 뒤에만 있었다는 죄책감이 들었다”며 “앞으로 정기적으로 대중 앞에 서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방 의장이 여전히 넥슨 인수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넷마블 주주들이 여전히 넥슨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는 이유는 넥슨 인수가 넷마블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기 때문인데 이와 같은 맥락이다.
방 의장은 2018년 2월 제4회 NTP에서 △플랫폼 확장 △자체 지식재산권 육성 △인공지능게임 개발 △새 장르 개척 등 네 가지 사업 전략을 내놨다.
넷마블은 이 가운데 플랫폼을 확장하고 자체 지식재산권을 육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넥슨을 인수하게 되면 이 한계를 단번에 해결하게 된다.
넷마블은 모바일게임 전문기업인 반면 넥슨은 PC온라인게임 강자로 평가받으며 자체 지식재산권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런 기대감에 매각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넷마블 주가는 25% 정도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넥슨 매각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나오고 ‘BTS월드’ 출시로 주가 상승동력도 해소되면서 넷마블 주가는 지난 1주일 사이에 20% 넘게 떨어졌다.
넷마블 주주들은 넥슨 인수를 둘러싼 상황이 궁금할 법하다.
다른 인수후보로 거명된 카카오는 줄곧 “다각도로 검토 중” 혹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 반면 넷마블은 유일하게 넥슨 인수의지를 강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매각절차 초기인 1월 넷마블은 “두 달 전부터 넥슨 인수를 검토했고 한 달 전에 최종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예비입찰 전에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넥슨이 보유한 지식재산권과 개발역량을 높게 평가한다”며 “넷마블의 모바일사업 능력, 다국적 배급역량과 넥슨이 결합하면 좋은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장원 넷마블 경영전략담당 부사장도 “인수자금은 자체현금과 재무투자자 유치, 일부 차입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예비입찰이 진행된 뒤에도 당분간 “국내자본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형성해 인수전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넷마블이 이처럼 넥슨 매각 참여를 공식화한만큼 이제는 인수와 관련해 주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