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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메르스 공개, '박근혜 무능' 도마 위에 올려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06-05 15: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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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의 메르스 공개, '박근혜 무능' 도마 위에 올려  
▲ 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성동구 성동보건소를 찾아 관계자로부터 메르스 대책 점검상황을 보고받고 있다.<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혼란에 빠진 정국에 직격탄을 날렸다.

박 시장은 메르스 관련 긴급 브리핑을 열어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직접 총대를 메겠다고 나섰다.

박 시장의 발언에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일제히 비난의 화살을 퍼부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는 5일 박 시장이 긴급 브리핑을 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불안감이나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신중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성우 홍보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서울시나 복지부가 이런 심각한 사태에 관해 긴밀히 협조해서 국민에게 정확히 알려 불안감이나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신중했으면 좋겠다”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박 시장은 4일 밤늦게 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35번 환자가 최소 1500여 명의 시민과 직간접적 접촉을 했다”며 “서울시는 이제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시민의 삶을 보호하는 길에 직접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메르스 감염자와 병원, 감염경로 등을 공개하지 않는 중앙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메르스 사태에서 정부의 무능과 지도력 부재에 사실상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박 시장은 “앞으로 서울시는 이 모든 과정에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겠다”며 “이 시간 이후부터 제가 직접 대책본부장으로 진두지휘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5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예정된 유럽순방을 취소했다”며 “메르스 방역에 전념하겠다”는 각오를 거듭 밝혔다.

인터넷포털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관련 게시판과 SNS 등에 박 시장의 발언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최근 메르스 확산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보건당국에 대한 불만이 워낙 컸던 탓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청와대뿐 아니라 보건복지부와 새누리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박 시장을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박원순의 메르스 공개, '박근혜 무능' 도마 위에 올려  
▲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룸에서 지난 4일 저녁 서울시가 발표한 메르스 관련 브리핑에 대한 보건복지부 입장과 의료기관 내 접촉자 관련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5일 “메르스 확산방지를 위한 정부의 조치가 마치 잘못된 것처럼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입장을 발표해 국민들의 불필요한 오해와 우려를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도 박 시장의 발언에 맹공을 퍼부으며 견제에 들어갔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도 5일 국회 브리핑에서 “메르스보다 더 무서운 것은 불신과 불안 조장으로 국민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는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면서 “특히 지도급 인사라면 처신에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인식하고 무겁게 처신해야 한다”며 박 시장의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청와대와 정부, 새누리당은 박 시장이 언급한 메르스 확인 의사의 동선과 관련해 사실과 틀린 점을 집중적으로 들며 박 시장을 메르스 혼란의 주범으로 몰아가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반면 야당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박 시장이 시민을 위해 결단한 것일 뿐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사태수습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메르스 대책위 연석회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직접 문제해결에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박 시장이 불안감을 키운다고 우려하는 청와대야말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정쟁거리만 찾는 한심한 청와대”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최고위원도 “강건너 불구경하던 청와대는 소방수를 자처한 박 시장을 나무란다”며 “누가 국민을 불안하게 하나”고 반문했다.

박 시장의 발언을 놓고 여야 대치정국이 구축되면서 메르스 사태와 관련한 정부의 태도에도 뒤늦게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정은 메르스 사태로 박 대통령의 지도력에 대한 불만이 박 시장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박 대 박' 구도로 이어질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보건복지부는 5일 경기도 평택지역에서 메르스 환자를 치료한 ‘평택성모병원’ 이름을 처음 공개하고 전수조사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복지부가 메르스 첫 감염자가 나타난지 2주가 지나서야 병원 이름을 처음 공개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메르스 격리자가 2천여 명 가까이로 늘어나고 확진자만 41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조처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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