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보험사를 대상으로 종합검사를 시작했다.
이번 종합검사는 새로 부활한 뒤 처음 보험업권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것으로 지급여력(RBC)비율을 놓고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17일 금감원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메리츠화재를 대상으로 4주 동안 종합검사가 실시된다.
금감원은 이번 종합검사를 통해 지급여력비율 등 재무 건전성을 검사하는 데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적 지급여력비율 확보는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을 앞둔 보험업계의 최대 현안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이 2022년 도입되면 보험사는 원가로 평가해 온 보험부채를 매 결산기 시장금리를 반영한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
신지급여력제도는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 산출을 위한 가용자본, 요구자본, 위험측정방식 등 평가기준을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과 연계해서 바꾸는 것이다.
새로운 제도의 도입은 결과적으로 보험사의 지급여력(RBC)비율을 떨어뜨려 자본 확충 부담을 높인다.
첫 종합검사 대상으로 선정된 한화생명과 메리츠화재는 모두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이 지급여력비율 200%를 요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본확충 필요성이 높은 기업이다.
한화생명은 2018년 말 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이 212.0%다. 2017년에 221.0%에서 9%포인트 떨어졌다.
한화생명과 함께 생명보험업계의 주요 회사로 꼽히는 삼성생명, 교보생명은 각각 2018년 말 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이 314.3%, 311.8%다. 국내 생명보험사 평균 지급여력비율은 261.2%다.
메리츠화재 역시 2018년 말 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이 211.4%로 200%를 소폭 웃도는 상황이다. 손해보험사 평균 지급여력비율은 242.6%다.
한화생명, 메리츠화재 등 국내 보험사들은 새로운 제도 도입을 준비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지급여력비율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한화생명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5천억 원, 해외에서 1조673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지급여력비율을 유지해 왔다.
올해 3분기에도 국내에서 5천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도 지난해 4월에 25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보험사들이 단기간에 지급여력비율을 맞추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을 활용하는 것을 놓고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모두 회사에 이자부담이 높은 자본확충 방법”이라며 “보험업계 불황, 저금리 등에 따른 운용이익 하락 등과 맞물려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