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인 D램의 평균가격이 하반기에 예상보다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D램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안에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더 어려워졌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하반기 D램 가격 전망치가 더 낮아졌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전체 반도체업황 침체의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중국 화웨이를 상대로 무역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스마트폰용 메모리반도체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D램 평균가격 하락폭은 3분기 15%, 4분기 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최소한 1년 넘게 지속되는 것이다.
4분기 PC용 D램의 평균가격은 지난해 고점과 비교해 3분의1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유 연구원은 “과거와 비슷한 반도체업황 침체기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 수요 회복이 지연되면서 가격도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램에 반도체사업 실적을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실적에 예상보다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파른 반도체 가격 하락이 수요 반등을 이끌 가능성은 유효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이 낮아져 수요가 늘고 공급업체들이 생산을 축소하면 상황이 개선될 수 있다”며 “하반기에는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업체는 이미 시설투자를 대폭 축소하며 업황 악화에 대응하고 있다.
유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스마트폰사업 등에서 반사이익을 보며 D램 가격 하락의 영향을 일부 만회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