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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이승건, 토스뱅크 출범 위해 '챌린저뱅크' 소신 꺾을까

감병근 기자 kbg@businesspost.co.kr 2019-06-10 17: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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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확지굴(蚇蠖之屈). 자벌레가 몸을 굽히는 것은 다음에 몸을 다시 펴기 위해서라는 뜻이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이사가 제3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 출범을 위해 소규모 특화은행인 ‘챌린저뱅크’로 토스뱅크를 세우겠다는 뜻을 굽혀야 할 수도 있다.  
 
[오늘Who] 이승건, 토스뱅크 출범 위해 '챌린저뱅크' 소신 꺾을까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

금융위원회는 이 대표에게 전략적투자자를 토스뱅크의 주주로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기존의 토스뱅크 설립방향으로는 새 주주 유치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10일 “최근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에서 탈락한 토스뱅크와 키움뱅크의 관계자들을 불러 예비인가 심사에서 탈락한 사유를 설명했다”며 “재인가를 추진할 때 자격요건을 갖춘 사업자들이 참가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 자리에서 토스뱅크 관계자에게 하반기 재인가 통과를 위해서는 전략적투자자를 토스뱅크의 주주로 확보해야 한다는 뜻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뱅크의 자본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무적투자자인 글로벌 벤처캐피탈 뿐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토스뱅크에 투자할 전략적투자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금융위는 예비인가 과정에서 벤처캐피탈이 차익을 실현하고 빠져나갈 때 토스뱅크의 운영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점을 특히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금융위의 요구에 맞춰 새 전략적투자자를 구하기 위해서는 토스뱅크의 설립방향에 변화를 줘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소규모 특화은행인 챌린저뱅크는 금융 소외계층이나 신용 중간층의 대출에 집중하는 전략을 주로 사용해 단기 수익을 거두는 데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레볼루트, 몬조 등 이 대표가 챌린저뱅크의 모범으로 제시했던 영국 은행들도 출범 2년 차인 지난해 각각 1900만 달러, 4300만 달러 규모의 적자를 냈다. 

이 대표는 5월 ‘핀테크 코리아 위크’에서 “챌린저뱅크는 예대마진 등을 포기하더라도 고객과 장기적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챌린저뱅크의 사업모델을 따를 뜻을 보였다.  

그러나 변동성이 높아지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신생 회사인 토스의 검증되지 않은 수익모델에 투자를 할 전략적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등 후발 핀테크회사의 추격으로 인터넷전문은행 등 신사업 진출이 필요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 대표에게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필요하지만 그가 토스뱅크의 설립방향을 쉽게 포기할 것이라고 보는 시선은 적은 편이다. 

이 대표가 업계 최고의 전략적 투자자로 꼽히는 신한금융그룹과 결별을 감수하고 챌린저뱅크라는 목표를 지키려 했는데 이제 와서 그보다 못한 전략적투자자를 구하기 위해 뜻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주변의 만류에도 치과의사를 그만두고 불모지나 다름없던 핀테크업계에 뛰어들었을 정도로 자기 주장이 확고한 사람으로 업계에서 손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대표가 챌린저뱅크를 세우겠다는 뜻을 잠시 꺾어야 할 지 고심이 깊을 것"이라며 "이 대표의 행적을 감안하면 뜻을 고집할 가능성이 높지만 챌린저뱅크 전략으로는 새 주주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 대표는 5월 핀테크 코리아 위크에서 “토스가 가장 성공하는 회사가 되지 않아도 된다”며 “토스는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하는 회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토스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눈 앞에 두고도 뜻을 지킬 지, 아니면 더 큰 목표를 위해 뜻을 잠시 굽힐 지 시선이 몰린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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