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우려에 대해 국민들에게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문 장관은 연금개혁과 관련해 야당이 해임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사과를 거부하며 정면으로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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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메르스 관련 특별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
문형표 장관은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메르스 관련한 현안보고를 했다.
문 장관은 “국내에서 메르스 감염환자 5명이 발생해 국민께 걱정과 심려를 끼쳤다”며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보건당국 수장으로서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문 장관은 메르스 확산에 따라 커지는 국민들의 공포심을 가라앉히는 데 주력했다.
문 장관은 “감염병 확산은 일종의 국가안보 위협”이라며 “앞으로 검역을 강화하고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신속히 조사하고 관리하는 등 강력한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장관은 “질병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전달하고 방역대책은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조기에 메르스를 차단해 국민의 건강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 번째 메르스 환자의 경우 본인이 격리와 검진을 요청했으나 보건당국이 이를 거절한 부분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문 장관은 “더 신중하고 철저하게 대비했어야 했다”고 반성하기도 했다.
27일까지 국내에서 다섯명의 환자가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았다. 첫 번째 메르스 환자가 확진판정을 받은 지 일주일만에 환자가 다섯 명으로 늘었다. 우리나라는 중동지역을 제외하면 메르스 환자가 가장 많이 발병한 나라가 됐다.
다섯 번째 메르스 환자는 첫 메르스 환자를 진료한 의사였다. 의료진에서 감염자가 나오자 메르스 확산 우려가 높아졌다.
메르스 등 감염질병에 대응하는 보건의료 체계의 신뢰도에 의문을 품는 이들도 많다. 이날 전북 정읍에서 메르스 의심환자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다만 이날 감염이 의심된 간호사와 의사, 2차감염자인 세 번째 환자와 병실을 같이 썼던 다른 환자 등은 메르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3차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메르스가 광범위하게 확산될 가능성은 일단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 장관은 메르스 현안보고를 위해 국회를 방문했지만 연금개혁과 관련해 의원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문 장관은 야당의 공세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문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한 상태다.
문 장관은 공무원연금개혁 과정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하는 데 대해 “세대 간 도적질”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허위 통계수치를 제시해 공무원연금 개혁 합의파기를 유도했다는 책임론에 휩싸였다.
문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는 통계를 바로잡기 위해 일반적인 재정추계 결과를 인용해 말한 것”이라며 “내 말에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장관은 “세대 간 도적질이라는 표현은 20년 전부터 사용해 온 학술용어”라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