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을 결의하면서 두 회사가 건설, 상사, 바이오 등 사업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증권사들이 내놓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 합병으로 안정적으로 삼성그룹 지배권을 확보했다고 분석했지만 삼성그룹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에 대해서 의견이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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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교보증권은 27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으로 건설, 상사부문에서 시너지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증권은 건설부문의 경우 삼성물산의 시공능력과 제일모직의 조경, 에너지절감 기술이 상호보완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삼성그룹이 평택과 베트남 등지에서 시설투자를 늘리는 상황에서 두 회사의 합병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병으로 늘어날 삼성그룹 공사에 대한 경쟁완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계열사 공사는 10조 원까지 가능한데 두 회사의 계열사 건설매출은 모두 합해 2조~3조 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합병을 통한 추가수주 여력이 상당히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제일모직의 패션과 식자재사업은 삼성물산이 보유한 해외사업 역량의 도움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제일모직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글로벌 브랜드화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성과가 미흡하다.
백 연구원은 “제일모직의 패션과 식자재사업은 해외진출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며 “부족한 제일모직의 해외영업 인프라와 노하우를 삼성물산의 상사부문이 보완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2020년 제일모직의 패션부문 매출이 1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부회장이 이번 합병으로 삼성그룹이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바이오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합병법인은 바이오로직스 지분 51.2%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오르기 때문이다. 바이오로직스는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백 연구원은 "합병을 통한 자금력확보로 바이오사업 성장을 위한 추가투자뿐 아니라 바이오 소재산업 등 신사업 영역으로 확장할 기회도 열렸다"고 말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결의에 따라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더욱 공고해지고 안정적으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앞으로 삼성그룹을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을 놓고 전망이 엇갈렸다.
나한익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오너 일가가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을 통해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남곤 연구원은 “향후 국회에서 자회사 지분 제약조건을 완화하면 삼성그룹이 본격적으로 지주사체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눈 뒤 삼성전자 투자회사를 합병된 삼성물산과 합쳐 삼성그룹 지주사를 출범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꼽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