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반도체 등 부품사업에서 타격을 피하기 어렵겠지만 스마트폰사업에서 반사이익을 봐 판매량을 늘리면서 악영향을 만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4일 “삼성전자가 화웨이 제재로 중장기적 기회요인을 잡게 됐지만 상황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로 미국산 부품과 기술을 사용하기 어렵게 되면서 중국을 제외한 세계 스마트폰시장 공략을 사실상 포기해야 할 수도 있는 처지에 놓였다.
노 연구원은 화웨이가 스마트폰 생산과 서버 투자를 대폭 축소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에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화웨이에 공급하는 중소형 올레드 패널 물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화웨이의 소비자 수요를 대체하며 스마트폰 판매량을 크게 늘릴 기회를 맞을 수 있다.
화웨이 제재에 따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 증가효과가 결국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요 감소의 영향을 충분히 만회할 수도 있다.
노 연구원은 “화웨이의 위협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에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꼽혔다”며 “삼성전자가 전체 실적에 충격을 스마트폰사업에서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노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당장 올해 실적에는 부정적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부진의 반사이익이 나타나는 데 다소 시간이 필요한 반면 메모리반도체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은 즉시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노 연구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 전자업체들이 미국산 부품 수입에 거부감을 키울 수 있어 삼성전자가 중장기적으로 볼 수혜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23조6610억 원, 영업이익 26조9530억 원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 노 연구원의 기존 추정치보다 매출은 1.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8% 줄어든 수치다.
2020년 매출은 224조1650억 원, 영업이익은 36조2400억 원까지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