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카드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을 돕기 위해 우리은행이 하반기에 600억~700억 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나온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우리은행의 배당이 이뤄지면 배당금은 모두 우리금융지주로 들어가게 된다.
손 회장은 올해 안에 우리카드의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편입을 마치기 위해 우리금융지주로 자금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전날 25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4월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에서 3천억 원 이내로 발행하기로 했던 후순위채 발행을 확정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손 회장이 우리카드 자회사 편입에 속도를 내는 이유를 놓고 우리카드와 롯데카드의 합병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를 합병해 신설 통합 카드회사를 만들게 되면 우리은행은 우리카드 지분 100%에 보유하고 있는 롯데카드 지분 19.83%에 해당하는 신주를 받게 된다.
증권업계는 우리은행이 이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신주의 지분율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재무적 투자자로서만 우리카드 지분 인수에 참여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 근거로 MBK파트너스의 롯데카드 지분에 우선매수청구권이 없다는 점을 든다.
하지만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를 통합하게 되면 우리은행이 MBK파트너스의 롯데카드 지분을 향한 우선매수청구권이 없어도 롯데카드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생겨난다.
게다가 신설 통합 카드회사는 카드업계 3위에 해당하는 규모를 갖추게 되는 만큼 신주의 가치는 시장에서 높게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MBK파트너스와 롯데지주도 우리카드와 롯데카드의 합병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있는 셈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카드를 우리은행 자회사로 남겨둔 상황에서 롯데카드와 합병이 이뤄지면 신설된 통합 카드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데 부담이 너무 클 수 있다.
우리카드 지분 100%의 가치는 우리금융지주 시가 총액(9조4543억 원)의 10% 수준으로 추산된다.
롯데카드 지분 79.83%는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1조3810억 원에 팔렸다.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를 합병한 뒤 인수하려면 2조4천억 원가량이 필요한 셈인데 이는 내부등급법으로 자본에 여유가 생기는 2020년이나 2021년이 되더라도 우리금융지주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는 금액이라는 시각이 많다.
업계에서는 아주캐피탈 인수를 미루고 우리카드 자회사 편입을 서두른 손 회장의 선택이 결과적으로 우리금융그룹의 비은행부문 강화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주캐피탈이 캐피탈업계에서 손꼽히는 우량회사이긴 하지만 롯데카드와 실적을 비교할 수는 없다”며 “우리금융그룹으로서는 롯데카드 합병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면 아주캐피탈 인수를 뒤로 미루는 것이 비은행부문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