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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구 씨티은행장, 이번에도 위기 넘길까

박은영 기자 dreamworker@businesspost.co.kr 2014-04-10 18: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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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최고연봉을 기록하고 있는 하영구 한국씨티은행 은행장이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씨티은행에서 개인정보가 유출 된 고객 10명이 보이스피싱에 의해 2차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유출이 보이스피싱 범죄로 이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영구 씨티은행장, 이번에도 위기 넘길까  
▲ 하영구 한국씨티은행 은행장
하 행장은 그동안 구조조정으로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며 최고 연봉 자리를 유지해왔다. 하 행장은 지난 8일 190개 지점 가운데 56개 지점을 줄이고 600여 명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당장 노조가 10일 파업을 예고했다. 하 행장이 과연 이번에도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 행장은 지난해 말 정보유출 사건이 터졌지만 무사히 넘어갔다. 카드 3사의 대규모 정보유출 사태가 터지며 세간의 관심이 온통 그 곳으로 쏠렸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당국은 씨티은행에서 고객정보가 유출된 것은 맞지만 카드 3사에서 유출된 정보에 비해 건수가 적고 주민등록번호도 유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안을 심각하게 보지 않았다. 그래서 하 행장은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정보유출 피해자가 금융사기를 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 앞으로도 추가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고객정보 유출이 잇따라 드러남에 따라 하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대해 강력한 제재가 내려질 전망”이라며 “만약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질 경우 3~5년 이내 금융기관 취업이 제한되는 만큼 하 행장의 연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감독당국의 제재는 해임권고와 업무집행 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로 나뉜다


금감원은 10일 최근 불법 유출된 씨티은행의 고객정보가 금융사기에 이용된 사례가 9일 수사기관에 의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씨티은행은 9일 지난해 유출됐던 고객 개인정보 일부가 보이시피싱에 이용된 사실을 시인했다.

범인들이 금융사기에 이용한 개인정보 7천 건 가운데 1680건은 지난해 4월 씨티은행 직원이 유출한 고객정보 1만6053건의 일부다. 범인들은 자신을 시티은행 직원이라 사칭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이번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고객 대출정보는 지난해 말 창원지검 수사 당시 밝혀졌던 유출정보와 거의 100% 일치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씨티은행과 관련된 것(정보유출 2차 피해)은 3건에 980만 원이다. 사실관계 확인 후 보상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내부 직원을 관리하지 못한 씨티은행의 죄질이 더 나쁘다며 이번 개인정보 2차 피해가 현실화 된 이상 하 행장의 징계는 불가피할 것이라 전했다. 카드회사의 경우 정보유출로 CEO들이 모두 옷을 벗었는데 씨티은행만 그냥 지나가기엔 형평성 논란이 생길 수도 있다.

그동안 하 행장은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는 수단으로 매년 구조조정 카드를 썼다. 지난해 전체 지점의 10% 수준인 수도권 지역 영업점 22개를 폐쇄했다. 올해도 190개 지점 중 56곳을 폐쇄하고 인력을 600여명 정도 감축할 계획이다.

하 행장이 이번에 또 구조조정에 들어가자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10일 앞으로 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하 행장은 지난해에도 29억 원이라는 거액의 연봉을 챙기면서 직원을 위해선 한 푼도 쓰지 않고 오히려 내보내겠다는 심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씨티은행은 2010년 이후 매년 수익이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12년에 비해 8.1% 줄어든 2191억 원이다. 2011년(4413억 원) 이전보다 수익성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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