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플랜텍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채권단은 포스코의 지원 없이 워크아웃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추가지원이 어렵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어 법정관리 신청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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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KDB산업은행은 26일 “포스코플랜텍이 워크아웃 절차를 신청해 5월 중 채권단회의를 소집할 것”이라며 “6월 초 채권단회의를 열어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스코플랜텍도 이날 “울산사업 적자가 늘고 있고 전 사주의 이란 자금 유용에 따른 손실반영으로 자본잠식 상태가 예상되면서 불가피하게 워크아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의 75%가 동의하면 포스코플랜텍은 워크아웃을 통한 경영정상화 절차를 밟게 된다. 그러나 부결될 경우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플랜텍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경우 포스코 계열사로서 포스하이알에 이어 2번째 법정관리 신청이 된다.
채권단은 포스코플랜텍의 워크아웃 개시 조건으로 포스코의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채권단은 모기업 포스코의 지원없이 워크아웃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포스코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어 포스코플랜텍에 자금을 추가지원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여러 차례 자금을 투입해도 경영사정이 나아지지 않는 만큼 더 이상의 지원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포스코는 대신 연간 3천억 원이 넘는 일감을 통해 포스코플랜텍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가 보유한 고로의 개보수를 포스코플랜텍이 맡는 방식이다.
포스코는 일감지원을 통해 채권단의 워크아웃 동의를 이끌어내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포스코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포스코 관계자는 “법정관리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포스코플랜텍 부실이 포스코그룹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포스코플랜텍은 포스코의 제철설비 물량을 전담하는 회사다.
포스코는 2010년 인수한 성진지오텍의 적자가 지속되자 2013년 포스코플랜텍과 합병했다. 포스코플랜텍은 합병 뒤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에 지난해 말까지 여러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5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지원했다. 하지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 발생, 전 사주의 이란자금 유용 등으로 금융권의 차입금 만기연장이 거부됐고 신규 자금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현재까지 포스코플랜텍의 금융권 연체액은 892억 원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