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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바꿔 온 김준기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4-09 22: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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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를 기회로 바꿔 온 김준기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2011년 서울 대치동 동부금융센터에서 시무식을 개최했다. 김 회장은 임직원들과 "최고의 전문기업이 되자"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 "누군가 해야 한다면 내가 하겠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좌우명이다. 김 회장은 1960~1970년대 창업된 그룹 가운데 살아남은 몇 안되는 그룹의 총수다. 동부그룹과 비슷할 때 탄생한 대우그룹, 제세그룹, 대봉그룹 등은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김 회장은 45년 동안 매 순간 위기를 역전시키며 동부그룹 몸집을 키워왔다. 칠순이 넘은 김 회장은 인생의 절반 이상을 동부그룹에 쏟은 셈이다. 동부그룹은 현재 재계 17위에 올라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 김 회장의 좌우명처럼 동부그룹의 위기를 기회로 반전해 낼 수 있을까?

◆ 아버지 뜻 꺾고 ‘창업’의 길


김 회장의 부친은 김진만 전 국회 부의장이다. 공화당 원내총무 등을 거친 정치권의 거물이다. 2006년 별세할 때까지 정계에서 큰 자취를 남겼다.


김 회장은 정계 입문을 원했던 부친의 바람을 외면하고 일찍이 창업에 뛰어들었다. 김 회장이 창업을 했을 때 당시 김 회장의 나이는 24세였다. 자본금은 2500만 원이었다. 고려대 경제학과 재학생 신분으로 회사를 세웠다. 직원은 고작 2명이었다. 김 회장이 1969년 세운 ‘미륭건설’이 오늘의 동부그룹이 됐다.

미륭건설은 중동 지역에 200억 달러 공사 수주를 성공했다. 당시만 해도 중동은 너무 위험하다고 기업들이 진출을 꺼리던 곳이었다. 이 덕분에 김 회장은 단박에 건설업계 10위권 내에 진입하며 동부그룹을 만들 수 있는 자본을 모았다.

◆ 10년 노력 끝에 일궈낸 ‘동부화재’


김 회장은 이 때 번 돈을 바탕으로 1983년 한국자동차보험의 경영권을 정부로부터 인수했다. 경영권을 받은 김 회장은 뒤늦게 누적적자가 2천억 원임을 발견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보험업은 사회보장사업인데 이런 사업을 정상화하지 못하면 어떻게 기업가라고 하겠느냐"며 “10년 안에 한국자동차보험의 경영을 반드시 정상화시키겠다”고 위기 수습에 나섰다.

누적적자를 해소하는 데 10년이 걸렸지만 위기 속에서 성장동력을 찾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이는 1994년 이후 연속 흑자행진을 하고 있는 동부화재의 뿌리가 됐다.

김 회장은 당시 한국자동차보험의 강성 노조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당시 김 회장은 원칙을 고수하며 노조에 대항해 한판 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이를 동부제강이나 동부건설 계열사에도 적용해서 '10년 이상 무분규'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김 회장은 일벌레 유명하다. 오전 10시에 회의를 시작해 점심은 햄버거로 때우고, 저녁은 낱개로 하나씩 사온 초밥으로 대신하면서 새벽 1시까지도 회의를 하는 식이다.
 
김 회장은 외관이 화려한 동부금융타워 내에서도 작은 방을 이용한다. 산더미 같은 보고서와 결재 서류를 칠순이 되는 나이에도 돋보기를 쓰고 처리한다. 근검절약해 성실하게 그룹을 키워온 김 회장의 덕목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계열사 숫자 59개로 늘리고, 사회복지재단 사업도 키우고


동부그룹은 현재 모두 59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김 회장은 크고 작은 기업들을 사들였다. 건설과 보험의 현금흐름을 초석으로 삼아 1990년대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을 했다. 이 때 동부정보시스템, 동부전자, 동부정보기술, 동부투자신탁운용 등 계열사가 만들어졌다.

동부그룹은 1990년 국내 20대 그룹 순위에 들게 됐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도 퇴출기업이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동부그룹의 주요 사업 분야는 7개로 정비됐다. 철강, 농자재, 정보통신, 건설, 물류, 금융, 사회공헌분야 등이다.

김 회장은 사회공헌분야를 주요 사업 분야 중 하나로 넣을 만큼 크게 키웠다. 김 회장은 1988년 사재를 출연해 ‘동부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이는 총자산 5000억 원의 국내 5대 장학학술 재단 중 하나다. 인재육성, 연구지원, 교육환경 개선 등을 수행한다.


김 회장은 고향 강원도에 대한 남다른 애정를 보였다. 이는 사회공헌분야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김 회장은 1989년 부친 김진만 전 부의장의 호를 붙여 ‘동곡사회복지재단’을 만들었다. 강원도 낙후된 지역을 돕기 위해서 마련했다고 한다.

김 회장은 동곡상 시상식에서 “기업가로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 못지 않게 향토 강원도의 발전을 돕는 일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강원도가 21세기 신동북아 시대의 중심으로 도약하는 데 미력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경영권 욕심에 교도소에 가기도


하지만 그룹에 대한 과도한 애착으로 오너십이 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도체사업을 여러 계열사의 자금 희생에도 30년 동안 놓지 못했다. 이런 그의 애착은 결국 동부건설 지분 헐값 매입 사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은 교도소 신세를 지기도 했다.

김 회장은 2008년 동부건설 헐값 매입사건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명령 200시간을 선고받았다.

김 회장은 당시 동부건설 지분 35%에 해당하는 자사주 763만주를 헐값으로 사들이는 등 동부건설에 600억 원대의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았다. 김 회장은 "내가 지배하는 회사들이 동부건설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더라도 경영권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게다가 김 회장은 2003년 동부건설이 보유한 동부월드(골프장) 주식 101만주를 주당 1원에 사들이는 등 부당내부거래를 한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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