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 실적 부진을 벗어날 돌파구 마련에 고전하고 있다.
온라인사업부는 당분간 적자가 불가피하고 새 성장동력인 트레이더스도 대형마트의 침체를 만회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20일 증권가의 분석을 종합하면 이마트는 실적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프라인 할인점은 온라인과 경쟁 심화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지 못하고 있고 이마트몰 등 온라인판매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체 마진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조선호텔과 신세계푸드 등 연결 자회사들도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이마트는 1분기 영업이익이 74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6%나 급감하며 두 분기째 ‘어닝쇼크’를 보였다. 시장의 기대치가 이미 낮아져 있었지만 이마저 밑돌았다.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갑수 대표는 3월 주총에서 “지난 한 해 수익성 확보와 성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는데 올해도 큰 변화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마트가 창고형 할인점과 편의점 등 경쟁사들과 비교해 다양한 유통채널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회복을 위한 기초체력은 충분하다는 시각도 있다 .
이 대표 역시 경영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와 전문점 등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온라인, 오프라인 채널 사이의 경계없는 무한경쟁이 시작됐다"며 "획기적 사업구조 변화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레이더스는 대형마트업계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성장세가 꾸준하다. 2013년 이후 연 평균 매출이 25%씩 늘면서 지난해는 개장 8년 만에 누적 매출이 2조 원에 육박했다.
올해 3월에는 월계점을 열어 처음으로 서울 출점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 전까지는 경쟁사인 코스트코와 매장 수가 15개로 같았지만 월계점 개점과 함께 1개가 더 많아졌다.
이마트는 연말까지 부천 옥길지구, 부산 명지 국제신도시에도 트레이더스의 새 점포를 연다. 내년에는 부산 연산과 안성, 의정부, 2021년에는 청주와 수원, 동탄 등에 트레이더스를 출점한다.
다만 트레이더스 역시 수익성에서는 아쉬운 성적표를 내고 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의 기존점 매출 증가율은 6.3%로 양호했지만 영업이익은 4.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도권에 창고형 할인매장이 들어설 부지를 더 이상 찾기 힘든 점도 문제다. 트레이더스는 천장이 높아 일부 매장을 제외하면 기존 이마트 할인점에서 간판을 바꿔달기도 쉽지 않다.
이에 대응해 이마트는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와 협업해 교외출점을 확대하는 방식을 모색 중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트레이더스는 굳건한 외형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경쟁력 차별화를 위해 2022년까지 전용 물류센트 등을 구축해 상품 운영의 구조적 개선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