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기준으로 성동조선해양을 관리하는 채권단의 손익정산 부담금은 3880억 원이다. 채권단은 20일까지 정산을 마치기로 했다.
이 금액은 성동조선해양의 청산가치로 사실상 매각가의 하한선이다. 이보다 가격을 낮추는 것은 모든 채권자의 동의가 필요해 불가능에 가깝다.
성동조선해양은 분리매각에 기대를 걸고 있다.
법원은 지난해 하반기 1차 입찰을 진행했을 때 통영시에 자리한 통영조선소 전체를 매각 대상자산으로 선정했으나 응한 곳이 없자 2차 입찰 때 분할매각을 허용했다. 1~3 야드 가운데 1,3 야드는 자산 양수도로, 핵심야드인 2야드는 법인매각 형식으로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인수자가 성동조선해양의 핵심인 2야드만 사들인다면 1천억 원대에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된다. 성동조선해양은 20일 시작되는 예비실사에서 이 가능성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2야드에 성동조선해양의 최신식 선박 건조설비가 모여 있어 2야드만 있어도 선박 건조가 가능하다”며 “일주일 뒤부터 진행되는 예비실사에서 성동조선해양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동조선해양이 이번에도 매각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생존 가능성은 없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법원이 정한 매각 기한은 10월18일로 삼일회계법인이 추가 매각계획을 세우고 진행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성동조선해양의 현금성 자산도 2018년 말 기준 121억 원에 불과해 10월이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두 차례 입찰이 무산된 데서 알 수 있듯이 관심을 보이는 곳이 거의 없어 상황이 녹록치 않다.
성동조선해양은 2차 입찰 당시에 인수의향을 밝혔던 컨소시엄이나 사모펀드가 자금조달방안을 충분히 마련해 오기만을 바라는 처지에 놓여 있다.
2차 입찰 때 통영과 고성 등 지역 컨소시엄과 기자재업체, 사모펀드 등 3곳이 인수의향을 보였지만 모두 자금 조달방법을 충분하게 증빙하지 못해 매각이 불발됐다.
동종업계의 인수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내 중소 조선사들은 자생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고 대형 조선사들은 인수 여력이 없거나 성동조선해양에 관심이 없다.
대한조선은 앞서 6일 그리스 선박회사로부터 아프라막스급(평균 화물운임률이 가장 뛰어난 등급) 유조선 4척을 수주하는 등 가장 최근까지 선박을 수주하며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한조선도 지분 23.35%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에 인수되면 독자생존의 길을 찾아야 하는 처지여서 다른 조선사 인수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STX조선해양은 생존을 위해 몸집 줄이기에 분주하다. 지난해 12월까지 비영업자산들을 잇따라 매각하며 유동성을 확보한 뒤 앞서 3월 방산부문을 삼강엠앤티에 매각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의 성동조선해양 인수 가능성도 낮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대우조선해양과 인수합병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여력이 부족하다. 삼성중공업 측에서도 기존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2018년 4월부터 법원의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이 성동조선해양의 매각 주관사로 선정돼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6월7일 인수의향서 접수결과가 공개되기 전까지는 어떤 업체나 기관이 인수의향을 보였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