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닷컴이 내년 초 한국에 직접 진출한다. 해외 아마존닷컴을 이용하는 국내 소비자 수가 증가하면서 아마존닷컴의 한국 진출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국내 온라인 쇼핑몰은 물론 유통업계 전반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 ‘직구족’ 모시러 온 아마존
아마존닷컴이 한국 진출을 결정한 데에는 국내 ‘직구족’의 증가가 크게 작용했다. 외국의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물건을 직접 사들이는 해외직접구매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카드업계에서는 해외직구 카드 결제액이 지난해 9천700억원에서 올해 1조2천700억원 규모로 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많은 국내 소비자가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등 해외의 아마존닷컴 사이트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아마존닷컴이 이제 직접 진출해 국내 직구족의 수요를 잡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특히 일본, 중국에서의 성공도 아마존닷컴의 한국 진출에 자신감을 불어 넣어줬다. 현재 아마존닷컴의 온라인 쇼핑 시장 점유율은 일본에서 1위, 중국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 소셜커머스 정면대결 피할 수 없을 듯
아마존닷컴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중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물건을 자체적으로 구매, 보관, 배송하는 물류까지 직접 담당하기도 한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두 축인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업계 양쪽에서 아마존닷컴의 국내 진출에 신경을 쓰는 이유이다. 그러나 반응은 약간 차이가 있다.
오픈마켓 쪽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국내 오픈마켓의 경우 TOP3인 G마켓, 옥션, 11번가가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어 신생 업체의 성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오픈마켓 시장에서는 포털의 가격 비교가 소비자의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고, 소비자들이 특정 오픈마켓에 가지는 충성도가 낮다. 따라서 아마존닷컴이 진출하더라도 오픈마켓 시장의 일부만 잠식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최근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프리미엄 상품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병행수입 제품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다. 아마존닷컴이 한국에 직진출할 경우 수입 제품의 직배송이 간소해져 아마존닷컴으로 갈아타는 소비자들이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매대행 사이트와 병행수입 업체 역시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 온라인 쇼핑몰 개편으로 대응
아마존이 취급하는 상품의 종류는 1000만가지가 넘는다. 월마트보다 100배나 많은 종류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이 월마트에 진열된 상품의 바코드를 아마존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프라이스첵’으로 찍어보고는 곧바로 아마존에서 상품을 구매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한다. 온라인 시장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시장도 아마존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이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아마존의 한국 진출에 앞서 온라인 쇼핑몰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최대 유통업체인 롯데는 롯데닷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홈쇼핑 등 유통 계열사들의 온라인 쇼핑몰의 중복 부분은 통합하고 사이트별 차별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현재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각각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합해 내년 초 선보인다.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은 현재 온라인 유통, 클라우드 컴퓨팅, 전자책을 포함한 컨텐츠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아마존은 지난 5월 이미 ‘아마존 코퍼레이트 서비시즈 코리아‘란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를 시작했다.
해외 진출 시 직진출 방식을 고수해 온 아마존닷컴은 최근 국내 온라인 종합 쇼핑몰과 소셜커머스 등 복수의 업체에 비밀리에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으며 검토 단계에 있거나, 결렬된 사실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