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음악 플랫폼 멜론이 음원 서비스시장의 경쟁 심화에 대응해 서비스 개선에 힘을 쏟는다.
2월 말 SK텔레콤 제휴할인이 종료되면서 멜론 이용자 1만4701명이 SK텔레콤의 음악 플랫폼 ‘플로’로 옮겨갔다.
▲ 여민수(왼쪽),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이사.
멜론은 적극적 할인 프로모션 등을 통해 새 이용자를 유치해 다른 서비스들과 격차를 유지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
10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 멜론은 3분기 ‘멜론 5.0’ 업데이트를 통해 음악 추천기능과 개인화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이용자 혜택과 서비스부문 모두에서 카카오톡,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계열사들과 연동도 더욱 강화한다.
카카오는 다양한 음악을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 환경을 만드는 것이 이용자 이탈을 막는 데 중요하다고 보고 ‘휴먼 큐레이션’ 서비스 등 음악 추천기능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휴먼 큐레이션은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가 아닌 사람이 직접 음악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멜론은 ‘멜론DJ’ 페이지를 통해 심사를 통과한 일반 멜론 이용자를 비롯해 전문가, 인플루언서(SNS에서 영향력 있는 개인) 등의 플레이리스트를 멜론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현재 약 2만여 명의 휴면 큐레이터들이 멜론DJ로 활동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새로운 음악 플랫폼 ‘플로’와 네이버의 ‘바이브’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추천시스템을 플랫폼의 바탕에 깔고 있는 것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멜론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토대로 한 추천기능과 휴먼 큐레이션을 통한 추천기능 둘 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인공지능은 개인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높은 정확도로 추천해줄 수 있다면 휴먼 큐레이션은 아날로그적 방법으로 이용자들이 ‘감성적’ 발견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이라고 말했다.
멜론은 10여 년 전 소리바다와 같은 무료 음원사이트가 주류를 이루던 시절 유료 음원 서비스를 내놓고 시장을 선점했다. 그 뒤 국내 음원 서비스시장에서 독주를 이어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와이즈앱의 국내 주요 음원 서비스 플랫폼 방문자 순위에 따르면 멜론은 4월 월간 순 방문자가 607만 명에 이르렀다. 지니뮤직 260만 명, 네이버뮤직은 106만 명, 플로는 97만 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모바일인덱스의 조사결과에서도 멜론은 2019년 1분기 매월 3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여전히 음원 서비스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음원 서비스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3월 플로 사용자 가운데 멜론에서 유입된 사용자의 비율이 다른 경쟁 애플리케이션(앱)과 비교해 상당히 높았다.
3월 월간 활성 이용자를 기준으로 멜론에서 1만4017명이 플로로 넘어가는 동안 네이버뮤직에서는 2667명, 지니뮤직에서는 1966명이 플로로 유입됐다.
또 플로의 1분기 사용량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인 반면 멜론은 2월 말 SK텔레콤과 제휴가 종료되면서 3월 초 사용량이 소폭 감소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이사는 9일 콘퍼런스콜에서 멜론의 올해 1분기 이용자 순증 규모가 기존과 비교해 주춤하는 것 같다는 말에 “기본적으로 새로운 경쟁자들은 계속 등장해 왔고 펀더멘털 측면에서 서비스나 가입자에 큰 영향이 없다”며 “멜론의 유료가입자는 카카오톡과 시너지로 2018년 4분기와 비교해 5만 명, 2018년 같은 기간보다 48만 명이 증가한 513만 명”이라고 대답했다.
여 대표는 “올해 1분기 내내 음원 서비스시장 경쟁 심화에 대응했고 멜론 고객 이탈 방지에 중점을 뒀다”며 “2분기부터는 새 가입자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멜론은 2월 말 SK텔레콤과 제휴할인 종료 뒤 3월부터 카카오페이와 추가 할인혜택을 진행하고 있다.
5월 둘째 주부터는 이모티콘 10종 지급을 통해 모든 멜론 유료 가입자에게 혜택을 확대하고 2800만 가입자를 보유한 카카오페이와 연동 프로모션도 늘려나간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