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류세 개편안을 늦어도 7~8월경에 내놓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5차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제14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주류세 개편안을 최대한 빨리 확정하겠다”며 “혹시 늦어진다면 2020년 세제개편안에 포함해서 내놓겠다”고 말했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5차 경제활력대책회의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
주류세 개편안은 본래 4월 말이나 5월 초에 나올 예정이었지만 발표 시기가 늦춰졌다. 기획재정부는 다음해 세제 개편안을 보통 7월 말~8월 초에 공개해 왔다.
주류세 개편안은 주류에 매기는 세금을 출고가 기준의 종가세에서 용량이나 알코올 농도 기준의 종량세로 전환하는 내용을 뼈대로 삼고 있다.
홍 부총리는 “주류의 종류나 업계 사이에 이해관계 (차이가) 컸고 업계에서 대비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아 주류세 개편이 미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류 가격을 인상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개편안을 마련하려다 보니 여러 변수가 생겼다”며 “시기에 무조건 쫓겨 확정할 수 없는 만큼 정부는 좀 더 (변수를) 짚어보고 의견을 받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발사체 발사 등으로 원화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는 질문을 받자 홍 부총리는 “미국과 다른 나라의 경제 격차나 미국-중국 무역협상의 진전 상황, 한국 경제의 수출 어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대답했다.
환율 변동성이 높아졌지만 자본이 급격하게 유출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에 순유입된 외국인 채권투자액이 1조 원에 이르는 데다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채권 투자액 가운데 75%는 중장기 채권인 점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막바지 협의 단계에 왔다고 바라보면서도 극단적 상황에 대비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홍 부총리는 한국은행에서 8일 내놓은 1분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6년9개월 만에 최소치를 나타낸 점을 질문받자 “수출이 굉장히 어려워 전체적으로 주춤했지만 2018년 1분기와 비교하면 크게 나쁜 성적은 아니다”고 바라봤다.
수출상황이 크게 나쁘지 않다는 판단의 이유로 월간 경상수지 흑자가 3월까지 83개월 연속으로 이어진 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5월 안에 국회에서 의결돼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9일부터 국회를 찾아 여야 원내대표에게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