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현 서울시 용산구청장이 지역 명소인 경리단길이 쇠락하자 비싼 임대료를 개선하고 주차공간을 확보하는데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2일 용산구청에 따르면 성장현 구청장은 경리단길 임대료와 관련한 노력을 촉구하기 위해 지역 건물주, 공인중개사 등 관계자들과 자정결의대회 자리를 마련한다.
성 구청장은 용산구의 마스코트인 경리단길을 다시 살리기 위해 임대료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임대료를 관청이 임의로 손댈 수 없어 경리단길 건물주들을 설득하는데 애쓰고 있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치솟는 임대료 때문에 경리단길의 상가가 비어가면서 방문객들도 줄고 있다”며 “경리단길 관계자들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경리단길을 주도한 창업자들은 최근 값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점점 지역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리단길의 독특한 매력이었던 예술인, 소규모 공방 등이 자취를 감추면서 경리단길을 찾는 방문객도 감소했다. 손님이 줄자 장사가 안되는 가게들이 연달아 상가를 비우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경리단길이 있는 이태원동의 1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4.3%에 이르렀다. 상가 4곳 가운데 1곳이 비어있는 셈이다.
경리단길 부근 공인중개사 A씨는 “경리단길이 유명해지기 전 임대료는 평당 10만 원을 넘지 않았는데 현재는 평당 20~30만 원 수준”이라며 “최근 공실이 많아졌지만 임대료는 평당 2~3만 원 정도 낮아지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사 B씨는 “구청과 지역 건물주들 사이에서 임대료 조정 문제를 두고 여러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아직 뚜렷한 묘책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 구청장은 빠른 시일 내에 건물주들과 만나 임대료를 낮추고 소상공인들과의 상생을 설득할 계획을 세웠다.
성 구청장은 경리단길 주변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도 애쓰고 있다.
용산구청은 하반기까지 경리단길 도로 개선방안을 수립하는 용역을 진행한다. 경리단길의 단점인 교통 불편을 해소하고 부족한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재 경리단길을 찾는 운전자들은 주차공간 부족으로 불법주차가 일상화되면서 주차 단속을 당하는 일이 잦다.
성 구청장은 지역상권을 살리기 위해 점심시간이라도 주차 단속을 줄여야 한다고 말해왔지만 이를 정식 정책으로 수립하지는 못했다. 불법주차 단속원칙을 어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방문객들의 불법주차로 주민들이 불편한 상황도 고려하고 있다”며 “조만간 명확한 사업계획을 수립해 주차공간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경리단길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젊은 창업자들과 외국인들이 몰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전국 곳곳에 경리단길의 이름을 딴 ‘~리단 길’이 생겨나는 등 대표적 구도심 재생 사례로 꼽히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건물주의 과도한 월세 인상, 부족한 주차공간 때문에 점점 활력을 잃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