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식는 상황에서 크래프톤이 올해도 ‘매출 1조 원 클럽’에 들 수 있을지 불투명해 보인다.
▲ 김효섭 크래프톤 대표이사.
다만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진출과 신규 게임 출시 등 실적 반등을 이끌 가능성도 열려 있다.
25일 PC방게임 통계 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는 PC방게임 점유율은 13.2%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40%를 웃돌던 성적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다.
해외에서는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와 일렉트로닉아츠(EA)의 ‘에이팩스 레전드’ 등 같은 장르의 게임들이 흥행하며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인도와 네팔, 이라크 등에서는 배틀그라운드 서비스를 금지하는 법안들이 생겨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블루홀에서 이름을 바꾼 크래프톤의 자회사 펍지가 개발한 다중접속 총싸움게임이다. 크래프톤 연결매출의 90%이 배틀그라운드에서 나온다. 펍지는 크래프톤의 100% 자회사로 2017년 9월 배틀그라운드를 내놓은 뒤 독립법인으로 분할했다.
크래프톤은 2018년 배틀그라운드가 크게 흥행한 데 힘입어 연결기준 매출 1조1200억 원, 영업이익 3003억 원을 냈다. 게임부문을 기준으로 ‘3N’(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의 뒤를 바짝 이었다.
크래프톤이 이런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배틀그라운드의 하락세를 막을 방안이 필요한데 그 중 하나로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출시가 우선적으로 꼽힌다.
펍지는 배틀그라운드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중국에 정식 출시하기 위해 판호(중국 게임 허가권) 발급을 신청해뒀다.
지금까지는 게임 플랫폼 ‘스팀’을 통해서만 배틀그라운드가 중국에 유통돼왔다.
한국에서 스팀에 더해 카카오게임즈가 배틀그라운드 배급을 맡으면서 접근성이 확대된 만큼 텐센트가 정식으로 중국에 배틀그라운드를 배급하기 시작하면 이용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이 최근 판호 발급기준을 더 까다롭게 변경한 점은 걸림돌이다.
중국이 22일부터 적용하기 시작한 판호 발급기준에 따르면 게임에 피가 표현되면 안 되고 초록색 등 다른 색깔로 변형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시체는 최대한 빨리 화면에서 사라져야 한다.
배틀그라운드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총싸움게임인 탓에 이런 요소들을 포함하는데 펍지는 게임 제작단계부터 손을 봐야할 것으로 파악된다.
펍지 관계자는 “중국 출시나 판호와 관련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이 실적을 유지하는 데 신규 게임 출시도 보탬이 될 수 있다.
크래프톤은 27~28일 일본에서 열리는 인터넷문화 축제 ‘니코니코초회의2019’에 PC온라인 역할수행게임(RPG) ‘미스트오버’ 시연장을 마련한다. 3월 말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팍스이스트2019’에서 첫 시연을 진행한 뒤 두 번째 시연으로 새 게임을 알리는 데 시동을 걸고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미스트오버의 구체적 출시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2019년 안에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크래프톤은 새 PC온라인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에어’도 제작 중이다. 카카오게임즈와 한국 및 북미와 유럽에서 배급계약을 맺어뒀다.
에어는 2014년부터 개발을 이어온 만큼 기대를 많이 받고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게임 개발단계에서 매출 등을 예상하지는 않는다”며 “크래프톤은 새로운 게임을 제작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