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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현대기아차와 현대제철 자동차강판 인상협상 쉽지 않아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19-04-23 16: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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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이 계열 고객사인 현대자동차 및 기아자동차와 진행하는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자동차강판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현대기아차가 원가 절감전략을 진행하고 있어 안 사장이 적절한 수준의 가격 인상을 이뤄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안동일, 현대기아차와 현대제철 자동차강판 인상협상 쉽지 않아
▲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

23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와 진행하고 있는 자동차강판의 가격 인상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매달 고객사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가격 변동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의 1분기 실적 추정치와 자동차강판의 비중을 감안하면 안 사장은 가격 협상에서 물러설 여지가 별로 없다. 

현대제철은 2019년 1분기 매출 4조9941억 원, 영업이익 2049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4.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0.2% 줄어든 것이다.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와 비교하면 매출은 비슷하나 영업이익은 10.8% 낮다.

현대제철은 2018년 모든 철강제품 가운데 자동차강판의 생산비중이 47.9%로 가장 높았다. 따라서 자동차강판 가격의 인상은 현대제철이 영업이익을 끌어올리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대제철의 자동차강판 가운데 90%가량이 두 계열 고객사에 공급하는 물량이기 때문에 안 사장의 올해 경영성과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설득하는 데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안 사장이 자동차강판 가격의 인상을 주장할 명분은 확실하다. 철강제품의 원재료 철광석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1월 브라질 광산회사 발레(Vale)에서 일어난 댐 붕괴 사고를 시작으로 3월 호주에서는 사이클론이 광산회사 리오틴토(Rio Tinto)의 광산을 덮친데다 주요 철광석 수출항인 케이프 램버트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잇따른 재해가 철강시장을 강타했다.

이에 발레, 리오틴토, BHP 대형 광산회사들이 모두 생산 및 수출에 차질을 빚어 4월 3주차(15일~19일) 철광석 현물가격이 톤당 93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201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통상적으로 연 평균 철광석 가격은 60~70달러선에서 형성된다. 안 사장으로서는 자동차강판 가격 협상에서 원재료 가격 인상분의 반영이 불기피함을 적극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안 사장의 설득이 현대기아차에 먹힐 지는 미지수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의 계열사로 자동차 생산 과정 수직계열화의 일부분을 담당하는 회사다. 문제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완성차의 생산원가를 절감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3월22일 열린 현대차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은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을 내걸었다. 현대차가 2018년 별도기준으로 영업손실 593억 원을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에 원가 절감은 간절하다.

기아차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3월15일 열린 기아차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한우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도 똑같이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기아차는 지난해 별도기준 영업이익 3926억 원을 거뒀다. 별도 영업이익이 2016년 1조9470억 원, 2017년 6026억 원으로 급감해 자동차강판 가격을 인상하는데 협조하기 어렵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현대제철에게 자동차강판 가격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실제 가격 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 매출이 16조7624억 원에서 20조7804억 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이 기간 영업이익은 1조4911억 원에서 1조460억 원까지 매 해 줄어들며 영업이익 1조 원을 방어하기도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안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3월22일 현대제철의 단독 대표이사에 올라 영업이익 하락세를 끊는 임무를 짊어졌다. 자동차강판 가격의 인상이 첫 시험대인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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