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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문의 효성 형제 고발사건, 검찰수사 속도내나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05-12 14:3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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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문의 효성 형제 고발사건, 검찰수사 속도내나  
▲ 왼쪽부터 조현준 효성 사장, 조현문 전 부사장, 조현상 효성부사장

조현준 효성 사장 등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검찰수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형인 조현준 효성 사장과 동생인 조현상 부사장을 횡령 및 배임혐의로 고발한 사건이 검찰 특수4부에 재배당됐다.

검찰이 기업 내부비리에 사정의 칼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어서 집안 싸움에서 비롯된 이번 사건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된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특수4부에 조현준 사장 등에 대한 검찰고발 사건을 재배당했다. 이 사건은 조사1부가 수사를 맡고 있었으나 특수부로 재배당이 이뤄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특수부가 권력형 비리사건이나 거물급 경제사건을 주로 다뤄온 만큼 검찰이 단순 집안 내분이 아닌 기업비리 차원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은 “업무분담 차원에서 재배당돼 큰 의미는 없다”고 밝혔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조석래 회장의 3형제 가운데 차남이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6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조현준 사장과 조현상 부사장을 비롯한 효성그룹 전현직 임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6월 효성그룹 계열사인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신동진의 최모 대표를 100억 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두 회사는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조 전 부사장은 이어 지난 10월에도 조 사장과 류모 전 노틸러스 효성 대표이사 등 8명을 같은 혐의로 고발했다.

조 전 부사장은 소장에서 “조 사장 등이 효성그룹 계열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노틸러스효성,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등에서 수익과 상관없는 거래에 투자하거나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고 허위용역 기재와 계열사 부당지원 등으로 최소 수백억 원에 이르는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은 하버드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와 2007년 효성중공업 PG부문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경영에 적극 참여했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2월 부사장에서 물러나며 보유주식도 전량 처분하는 등 집안과 완전히 등을 돌렸다. 조 전 부사장은 이어 형제들을 고발해 형제간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특수부가 사건을 맡게 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조 전 부사장의 고발사건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먼저 고발인을 조사한 뒤 조현준 사장 등 피고발인에 대해서도 소환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재계에서 흔히 있는 형제간의 재산 다툼 성격과 거리가 멀다. 조 전 부사장은 지분이나 승계를 노리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룹 경영에 깊숙이 참여하는 과정에서 부친은 물론 형 동생과 경영방식을 놓고 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오히려 내부비리 고발 성격이 짙다.

조 전 부사장은 검찰수사를 통해 회사를 바로잡고 진실을 밝혀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은 “기업은 사회에 대해 막중한 공적 책임을 지고 있고 특정 개인들이 기업을 사금고로 이용하는 불법행위는 단호히 근절돼야 한다”며 “효성처럼 횡령, 배임, 비자금조성, 해외재산도피, 페이퍼컴퍼니, 분식회계, 탈세, 증거인멸 등의 불법비리를 통해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임직원들과 채권단을 기만해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전 부사장은 2011년 효성그룹 전사적 자원관리(ERP)시스템을 교체하는 500억 원 규모의 대형입찰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던 중 여러 비리증거를 포착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증거자료를 소장에 첨부하기도 했다.

  조현문의 효성 형제 고발사건, 검찰수사 속도내나  
▲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조석래 회장은 2013년 회삿돈 수백억 원을 횡령하고 1000억 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조 회장에 대한 공판은 지금까지 18차례나 열렸으나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고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조 회장이 장남인 조현준 사장의 개인 사업이나 다름없는 회사들을 계속 지원하고 있는 점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조 회장은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를 사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조현준 사장이 경영하는 LED조명 제조사다. 효성그룹 내 소그룹인 이른바 갤럭시아그룹의 계열사 가운데 한 곳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5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실적이 부실하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과 지난달에도 각각 갤럭시아디바이스와 갤럭시아디스플레이의 지분을 매입해 장남의 부실경영에 무리하게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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