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오른쪽)이 4월16일 인천 중구 인천공항공사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장기호 인천공항공사 노동조합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노동조합과 소통을 중시하고 있다.
구 사장은 취임을 전후해 노조와 적극 대화에 나서고 있지만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공개경쟁 없는 정규직 전환’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원만한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일이 순탄해 보이지는 않는다.
21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7개 노조와 원만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취임식 전부터 공을 들였다.
구 사장은 16일 취임식 직전에 장기호 인천공항공사 노동조합위원장과 노동자·사용자공동협약을 맺고 노동조합 관계자들과 면담했다.
이처럼 구 사장이 노동조합과 소통에 적극적 모습을 보이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정규직 전환방식을 놓고 또 다시 대화를 요청했다. 구 사장이 대표이사로 내정된 5일에 이어 두 번째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인천공항지역지부 관계자는 “구 사장이 인천공항공사의 다른 노동조합을 만났다는 소식을 듣고 민주노총 인천공항지역지부와도 대화하자고 건의했다”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을 경쟁채용방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 사장은 민주노총에 아직 아무런 대답을 주고 있지 않다.
인천공항공사는 2018년 12월26일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세부방안’에서 2017년 5월12일 이후 입사한 비정규직 3천여 명은 경쟁채용방식으로 정규직 전환하기로 노동조합과 합의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이 합의안에 강력히 반대해 협약에 참여하지 않았고 한국노총 등 나머지 인천공항공사 노동조합 6곳은 동의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인천공항지역지부는 2018년 12월26일 이후로 100일 넘게 천막농성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구 사장이 민주노총 산하 노동조합까지 껴안아 노사관계의 완전한 정상화를 이루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공개경쟁을 통한 정규직 전환이라는 원칙을 바꿀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는 2018년 10월 국정감사 때 채용비리를 지적받고 감사원 감사도 받게 된 것을 계기로 투명한 정규직 전환을 위해 공개 경쟁채용 방식을 도입하게 됐다.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구 사장도 인천공항공사 노동조합과 2018년 12월26일 합의한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세부방안’에 따르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구 사장은 취임식에서 “인천공항 종사자의 고용안정과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2017년 12월부터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 2019년 4월까지 모두 3119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2020년 6월까지 모두 9785명을 정규직으로 바꾸기로 목표를 세웠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는 정부 정규직 전환 1호 사업장인 만큼 이행 계획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남은 대상자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과정에서도 노동자·사용자·전문가 협의회를 중심으로 소통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