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가 게임 스트리밍 시대에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 스트리밍을 준비하고 게임 스트리밍 환경에 걸맞는 차세대 게임엔진 개발에도 분주한 모습을 보인다.
21일 펄어비스에 따르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이 시장에 안착하면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사막 모바일’ 확장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임 스트리밍이란 클라우드 서버에서 게임을 구동하고 게임 이용자의 기기에서는 게임 화면만 띄우는 방식을 말한다. 유튜브 영상은 서버에 저장돼 있고 이용자의 스마트폰 등에서는 재생만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기존에는 게임을 PC 혹은 모바일기기 등에 내려받은 뒤 직접 구동해왔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도입하면 기존에 진출이 어려웠던 지역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펄어비스는 지금까지 ‘검은사막’ 지식재산권을 PC에서 모바일과 콘솔로 확장하고 이 게임들 더 많은 지역에 출시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2018년 2월 한국에 처음 출시된 뒤 지난해 8월 대만, 올해 2월 일본 등으로 활동 무대를 넓혔다.
북미와 유럽 지역에도 검은사막 모바일을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워뒀는데 게임 스트리밍 기술이 발전하면 더 많은 지역으로 파고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게임을 직접 구동할 만큼 사양이 높은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을 구비하지 않아도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사양이 낮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동남아시아와 러시아, 인도 등에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몇몇 기업과 비공식 시범운영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펄어비스는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검은사막 모바일을 스트리밍 환경에서 구동하는 시연을 하기도 했다.
새 게임엔진도 개발 중이다. 이 엔진은 게임 스트리밍 환경에 더 적합하게 게임을 제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차세대 엔진은 클라우드 기능이 지원된다”며 “이 엔진이 개발되면 PC와 모바일, 콘솔 각각의 플랫폼에 대응하는 게임을 개별적으로 개발하지 않아도 돼 게임제작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5세대 이동통신과 클라우드 서버의 발달 등 기술 환경이 변하는 데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엔진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펄어비스가 지난해 9월 CCP게임즈를 인수한 것도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스트리밍이 보편화되면 게임을 어디서나 구동할 수 있게 돼 지식재산권의 가치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CCP게임즈 인수로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지식재산권에 더해 ‘이브’ 지식재산권을 확보했다. PC온라인게임 ‘이브온라인’은 이브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대표 게임이다.
이브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이 게임의 누적 가입자 수는 4천만 명에 이르며 관련 소설도 11권 넘게 발간됐다.
최진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식재산권과 개발력을 모두 지닌 개발사의 입지가 계속해서 확고해질 것”이라며 “펄어비스가 미래 환경에 맞춰 차세대 엔진을 개발 중인 만큼 중장기 성장이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