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가 인도 자동차기업 마힌드라앤마힌드라와 부품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인도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시장에 세계 최초로 진입했다.
만도는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 관련 기술력을 단단히 갖춘 만큼 빅데이터 수집에 총력을 기울여 인도시장에서 앞서나간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 정몽원 만도 대표이사 회장.
21일 만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국내와 도로환경이 다른 인도에서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 개발에 기본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빅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만도 관계자는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의 첫 출발은 빅데이터 수집”이라며 “도로 위에 소나 다른 동물들이 돌아다니는 상황을 고려해 사람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동물을 효율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정보 수집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만도는 기술력은 충분한 만큼 인도 현지에 맞는 빅데이터 구축을 시장 공략을 위한 승부수로 던졌다.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차선, 자동차, 사람의 형체를 인식해 경고를 주는 방식으로 작동되는데 인도 도로 환경은 여느 나라와 달라 누가 가장 먼저 빅데이터를 수집하느냐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인도는 차선이 제대로 그려진 도로가 드문 데다 소를 신성시 하는 문화적 요인으로 소가 도로 위로 돌아다니는 것은 흔한 광경이다. 만도는 소나 말, 개 등의 동물의 형체를 시스템이 인지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더구나 자율주행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기업들이 구글, 바이두 등 방대한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높은 전문성을 갖춘 기업이라는 점에서 만도가 이들보다 빠르게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경쟁력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인도 자동차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해 2020년에는 세계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율주행차 분야는 아직 개발조차 본격화하지 않아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들에게 매력적 시장으로 꼽힌다.
만도는 빅데이터 수집을 위해 인도에 세운 2곳 연구소를 적극 활용한다.
1997년 법인을 설립하며 인도에 진출한 만도는 2005년 델리에 인도 연구소를 세웠는데 2017년에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연구를 위해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에 추가로 연구소를 설립했다.
만도 관계자는 “인도 연구소에서 본래 주력하던 전장부품 뿐 아니라 빅데이터 수집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도는 자율주행 기술에서 앞선 기술력을 갖춘 만큼 빅데이터 수집에 성과를 내면 마힌드라앤마힌드라 외 다른 인도 완성차기업과도 공급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만도는 2018년 국내 자동차업계 최초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자율주행 시험 운행자격을 취득하고 자체 기술만으로 자율주행 플랫폼 ‘하키’ 개발에 성공했다.
올해 초에는 자율주행에 있어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꼽히는 판교 공용도로에서 레벨4 자율주행 운행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 기준으로 자율주행 레벨4는 운전자 개입없이 자동차가 스스로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는 단계로 완전 자율주행으로 꼽히는 레벨5 바로 직전 단계다.
만도 관계자는 “아직 빅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인도 마힌드라앤마힌드라그룹이 만도와 계약을 맺은 것은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세계 최초로 인도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 시장에 진입한 만큼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도는 올해 3월 인도 마힌드라앤마힌드라와 긴급제동(AEB)에 필요한 전방 레이더와 전방 카메라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전방 레이더와 카메라는 자율주행에서 눈의 역할을 맡는다. 레이더와 카메라가 누적된 빅데이터를 참고해 도로 위의 자동차, 사람 등을 인식하면 운전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자동으로 차량을 멈춰준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