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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중진의원들도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국정운영을 비판하고 나섰다 |
박근혜 대통령 특유의 ‘불통’ 국정운영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국민과 야당은 물론 아군인 여당조차도 박 대통령의 ‘불통’을 비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민과 민주당은 ‘소통 미흡’을 지적하고 여당인 새누리당은 ‘불통 인사’를 꼬집는다. 거기다 최근 박 대통령의 측근들이 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오히려 ‘불통’ 논란에 불을 붙였다. 박 대통령은 ‘불통’ 고집으로 점점 지지를 잃고 있다.
◆ 소통 없는 박 대통령 공신들도 불만
지난 12월 셋째주 주간정례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8%를 기록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가장 큰 이유로는 ‘소통 미흡’이 꼽혔다. 박 대통령은 집권 초기부터 소통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끊임없이 지적받았다. 특히 인사 부분에서 두드러진다.
박 대통령의 인사는 수첩 인사, 밀실 인사 등으로 표현되며 불통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을 발탁했다 실패한 것은 대표적 사례다.
여당 내에서 불만을 품고 있는 것 역시 박 대통령의 불통 인사다. 박 대통령이 당내 공신들을 홀대하고 관료들 위주로 국정 운영을 한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선거는 정치인들에게 맡기지만 국정은 관료 등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있다.
때문에 청와대와 내각, 공기업 인사에서 관료와 교수 출신이 적극 중용됐고 정치권 출신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불만이 커지자 당 최고위원들이 공공연히 나서서 “대선 공신들을 중용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관료 중심의 국정 운영은 박 대통령에게도 부담을 주었다. 관료와 교수 등 전문가 그룹은 적극적인 개혁에 나서기보다 대통령 눈치보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들이 기대하는 국정 전반의 과감한 개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는 지지율 부진의 또다른 원인이 됐다.
◆ 측근들 발언 논란 더 키워
박 대통령의 ‘불통’ 논란이 커지는 것에 대해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난 18일 “뭔가 다르게 하고, 원칙대로 하는 것에 대해 그걸 못하게 하고 손가락질하고 욕하면서 불통이라고 하나. 그것은 자랑스러운 불통이다. 어쩔 수 없다”는 발언을 했다.
박 대통령의 측근인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의원도 19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일반적인 사람들과 소통하는 스타일이 다른 듯하다”며 “본인 나름 굉장히 열심히 소통을 하고 있는데 '왜 나를 소통 안 한다고 하느냐'하고 굉장히 억울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야권은 비난을 쏟아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불통이 자랑스럽다는 청와대, 할 말이 없다”고 말했으며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어느 나라, 어떤 국민인들 불통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대통령을 원하겠나. 참으로 심각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에서도 걱정하는 소리를 내고 있다. 김재원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장은 이 홍보수석의 말에 “사실 그런 것이 자꾸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비판적인 시선이 나올 수 있어 그런 표현은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 새누리당도 국정 운영 비판 박근혜의 사면초가
지난 18일 대선 1주년을 맞아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의미심장한 발언들이 나왔다.
이재오 의원은 “박근혜 정부는 국민이 물었을 때 집권 1년간 잘했다고 할 게 과연 뭐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못지 않은 강도 높은 비판이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국민들은 정치 불신의 책임을 결국 정권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ㆍ여당에게 묻게 될 것”이라 말하며, “우리 역시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박 대통령의 소통 노력을 촉구했다.
이들 중진 의원들의 말은 당 내에서도 친박 주류와 비주류 의원들 간의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들은 친박 주류를 향해 내부에서부터 변화할 것을 요구했다.
박 대통령이 불통 인사를 밀어붙이는 사이에 주위는 불만으로 가득 찼다.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