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와 화학회사들이 말레이시아 석유화학설비에서 일어난 폭발사고의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말레이시아 석유화학 복합설비의 폭발사고로 석유제품과 화학제품의 공급과잉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말레이시아 PIC 프로젝트의 탈황설비에서 발생한 폭발사고. <로이터> |
앞서 12일 말레이시아 펭게랑 지역 석유화학 복합설비(PIC) 가운데 탈황설비(ARDS)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말레이시아의 PIC 프로젝트는 원유 정제설비에서 탈황설비, 석유화학설비까지 일괄 생산방식으로 지어진 복합설비로 30조 원가량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다.
PIC 프로젝트는 당초 2019년 2분기 시험가동이 예정돼 있었지만 이번 사고로 정상가동시점이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황 연구원은 “탈황설비는 일괄 생산구조의 중간에 위치한 설비인 만큼 이 설비를 가동할 수 없다면 전·후방 설비의 가동도 원활하게 진행될 수 없다”고 파악했다.
정유사들은 PIC프로젝트의 탈황설비 가동 지연으로 저유황유 공급 증가속도가 둔화되는 데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황 연구원은 “탈황설비는 국제해사기구의 선박연료유 황함량규제에 대비해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라며 “이 설비의 생산 차질로 5월 중순 국제해사기구의 총회가 열릴 즈음부터 등유, 경유, 휘발유 등 중간유분의 마진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학회사들은 PIC프로젝트의 석유화학설비 가동 지연으로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제품의 시장 유입이 지연돼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됐다.
PIC프로젝트의 석유화학설비는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합쳐 120만 톤을 생산하는 나프타 분해설비와 폴리프로필렌 90만 톤, 고밀도폴리에틸렌 40만 톤, 선형저밀도폴리에틸렌 35만 톤, 에틸렌글리콜 70만 톤을 생산하는 다운스트림설비로 이뤄져 있다.
황 연구원은 “다운스트림제품의 시장 유입이 늦어지면 4월 화학제품의 수요 회복심리가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