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의 파르나스호텔 매각이 지지부진하다.
GS리테일이 파르나스호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두 달 넘게 계약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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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창수 GS그룹 회장(왼쪽)과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 |
양측은 여전히 매각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일각에서 GS건설이나 GS리테일이 이번 거래를 주저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8일 GS건설과 GS리테일에 따르면 두 회사는 파르나스호텔 지분 매매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GS건설은 2월 GS리테일을 지분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GS건설과 GS리테일은 매매조건과 가격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이 보유한 파르나스호텔 지분은 67.56%로 장부가는 4700억 원이다. 하지만 현대자동차가 인근 한전부지를 10조 원이 넘는 가격에 인수하면서 파르나스호텔 가치도 재평가받고 있다.
시장에서 파르나스호텔 지분 매각가가 7천억~8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평가한다.
GS건설이 GS리테일과 진행하는 지분매각 협상에서 파르나스호텔 2대주주인 무역협회도 변수로 떠올랐다.
무역협회는 파르나스호텔 지분 31.86%를 보유하고 있는데 새로운 출자협약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GS리테일은 기존 GS건설과 무역협회가 맺은 출자조건을 그대로 계승하려고 한다.
무역협회가 새로운 조건을 제시한 것은 파르나스호텔 최대주주 변경을 계기로 경영에 더욱 깊숙이 개입하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무역협회는 1985년 GS그룹(당시 LG그룹)과 공동출자로 파르나스호텔을 설립했다. 현재 김무한 무역협회 전무가 파르나스호텔 이사로, 황규광 전 무역협회 통상자문역이 파르나스호텔 감사로 재직하고 있다.
GS건설은 2012년 4분기부터 2014년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재무구조가 악화했다.
그러자 GS건설은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지난해 파르나스호텔 매각을 추진했다. 하지만 GS건설이 원하는 만큼 매각 예상가격이 제시되지 않아 한때 매각을 접기도 했다.
최근 GS건설은 당장 파르나스호텔을 매각하지 않아도 될 만큼 경영상황이 나아졌다.
GS건설은 현금과 현금성자산이 2013년 말 1조8655억 원에서 지난해 말 2조1512억 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GS건설의 부채비율도 이 기간에 293%에서 266%로 낮아졌다. GS건설은 2013년 1조 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냈으나 지난해 영업이익 512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당장 파르나스호텔을 매각하지 않아도 유동성 위기가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파르나스호텔을 매각하겠다는 뜻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GS건설은 GS그룹 계열사이지만 지주사의 지배구조에 포함돼 있지 않다. 대신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들이 지분 29.15%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GS리테일이 파르나스호텔 인수자로 나선 데 대해 오너 일가 회사를 계열사가 간접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GS리테일은 편의점과 슈퍼를 운영하고 있어 호텔업과 시너지를 내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 등 경영진에 대한 배임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따라 GS건설이 급한 상황이 아닌데 굳이 GS리테일이 파르나스호텔을 떠안을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적 시각도 나온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협상이 진행중”이라며 “기한을 정해놓고 협상하는 것은 아니지만, 파르나스호텔 인수 의지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이달 초 외국체인 호텔 최초로 5성호텔 등급을 획득했다. 국내호텔 가운데 호텔신라가 최초의 5성 호텔 등급을 획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