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LG디스플레이가 상반기 안에 파주 E6 6세대 중소형 올레드공장에서 패널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E6 라인은 애플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 건설한 공장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E6 라인 가동을 시작하면서 중소형 올레드사업부 매출은 지난해보다 53%가량 늘어날 것”이라며 “애플 패널 공급에 따른 사업 개선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바라봤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중소형 올레드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LG전자를 제외한 고객사를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중소형 올레드 패널은 개발비용이 많이 드는 탓에 스마트폰회사가 주문량을 줄이면 패널회사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기 때문에 견고한 수요를 보장할 수 있는 고객회사를 확보하는 일이 중요한데 LG디스플레이가 애플 일감을 따내면서 확실한 성장기회를 잡았다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기술력 문제로 애플에 스마트폰 올레드를 거의 공급하지 못하면서 LG디스플레이 중소형 올레드사업에 다시 빨간 불이 커졌다. 업계는 올해 1분기까지도 납품물량을 확보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하반기 출시될 신제품 아이폰을 놓고 다시 새로운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2분기에 양산 검증 과정을 거쳐 애플의 일감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올해 신제품 아이폰 사양이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XS 시리즈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수율 등 기술력 문제를 개선해 온 LG디스플레이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부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19’와 정기 주주총회 등에서 중소형 올레드사업을 언급하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을 기점으로 성과를 낼 것이라고 은근한 자신감을 비쳤는데 기회를 잡았다고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중소형 올레드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2020년이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며 “전략 고객을 위한 핵심 기술과 제품을 적기에 공급해 중소형 올레드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올해도 애플에서 의미 있는 공급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실상 앞으로 제2납품처(벤더) 지위를 BOE 등 경쟁사에게 넘겨줘야 하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올해 스마트폰용 올레드 기술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애플 아이폰은 오래 사용해도 디스플레이 인식 지연 등의 문제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을 만큼 부품 납품처에 까다로운 기술 수준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E6 공장의 수율과 품질 확보는 무엇보다 시급하다.
지난해까지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에서 20%에 미치지 못하는 수율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올해는 안정적 생산량과 품질을 갖추기 위해 모든 역량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영산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올레드를 놓고 어느정도 가시성을 확보한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애플에 올레드 패널을 아예 공급하지 못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라며 “올해 애플에 500~800만대 수준의 패널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해도 중소형 올레드에 대형 올레드와 비슷한 수준의 투자금이 집행될 것”이라며 “수율과 품질 등 모든 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