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 경제지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장세용 구미시장이 1년 동안 제조업 부흥을 위해 총력을 쏟았지만 지역경제 침체를 되살리기 쉽지 않다.
4일 구미시청에 따르면 장 시장은 구미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불어넣기 위해 기업 투자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기업들의 눈길을 구미로 돌리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구미시청 관계자는 “장 시장이 취임 이후 중견기업 4곳과 7700억 원 규모의 투자양해각서를 맺었지만 아직 대기업의 투자는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구미 경제는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구미상공회의소가 구미국가산업단지 제조업체 91곳을 대상으로 2분기 기업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84로 나타났다. 기준치 100을 한참 밑도는 수치다.
구미시 수출실적은 2013년 367억 달러로 최대치를 달성한 이후 2018년 259억 달러로 주저앉았다. 구미가 차지하는 전국 수출 비중도 2005년 10.7%에서 2017년 4.9%로 크게 떨어졌다.
수출이 줄면서 공단 고용인원도 하루가 다르게 줄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는 2014년 12월 기준 9만6천 명을 고용했지만 2019년 1월에는 8만6천 명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나 노동자가 1만 명이나 줄었다.
공장 가동률은 더 심각하다. 2019년 1월 기준 구미국가산업단지 공장 가동률은 62%로 전국 국가산업단지 평균인 78.9%에 크게 못 미친다.
여기서 50인 미만 중소기업 공장 가동률만 따지면 30.7%에 불과하다. 사실상 공장 3곳 가운데 2곳이 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20조 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인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에 실패한 것은 장 시장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장 시장은 구미경제 회생과 국가 균형발전을 유치 명분으로 내걸고 파격적 지원방안까지 내놓았지만 결국 경기도 용인시에 밀려 반도체 클러스터를 떠나보내야 했다.
장 시장은 당선 1주년을 맞이하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구미 경제 때문에 초조하게 됐다.
청년 일자리 창출, 4차산업(홀로그램, 5G) 육성 등 그동안 추진해온 경제정책들이 눈에 보일 정도로 효과를 발휘하기에 1년은 너무 짧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면서 자유한국당을 제치고 20년 만에 경북 첫 민주당 기초자치단체장으로 뽑힌 만큼 구미시민의 기대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장 시장은 3월27일 ‘구미경제 활력 회복대책’을 수립해 발표했다. 수출 하락세와 점점 어두워지는 경기 전망을 고려해 지역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추진과제 15개를 선정했다.
노후한 산업단지를 신산업 중심으로 고도화하고 대규모 투자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고급인력 및 기업 유치를 위한 정주여건 개선에도 힘쓴다.
중소 벤처기업을 위한 200억 규모의 투자펀드를 조성하고 ‘구미형 일자리 모델’을 상반기 안에 구체화해 정부 지원을 요청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 시장은 “시민들이 상반기 안에 정책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모든 시정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