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라인업을 확충한 효과를 보고 있다.
싼타페와 투싼, 코나, 텔루라이드 등이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량 개선에 주요한 역할을 하면서 실적 반등 기대감도 높아졌다.
3일 현대차와 기아차 미국 법인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소매판매량(자동차 딜러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한 차량을 집계한 수치) 기준으로 3월에 미국에서 자동차를 각각 6만1177대, 5만5814대 판매했다.
2018년 3월과 비교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량은 각각 1.9%, 10.2% 늘었다.
미국에서 팔린 전체 자동차 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가량 줄었다는 점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실적은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SUV 라인업을 꾸준히 늘려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고 있는 모델은 아반떼(미국명 엘란트라)다. 현대차는 3월에 미국에서 전체 판매량의 4분의 1 수준인 1만5886대를 아반떼로 채웠다.
하지만 뒤를 이어 투싼(1만1976대)과 지난해 하반기에 출시한 싼타페(1만929대)가 각각 판매량 2, 3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소형 SUV 코나 판매량도 7015대로 판매량 5위다.
수소SUV인 넥쏘를 제외하면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SUV는 싼타페와 투싼, 코나가 전부인데 이들이 현대차 판매를 이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세 모델이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8.9%나 된다.
기아차도 마찬가지다.
3월부터 소비자 판매를 시작한 대형 SUV ‘텔루라이드’는 출시 첫 달 흥행에 성공했다. 기아차는 3월에 텔루라이드를 5080대 팔았는데 대형 SUV임에도 3월 전체 판매량의 10분의 1을 차지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SUV시장은 미국에서 가장 경쟁 강도가 높다”며 “신차효과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회사가 정한 목표치 이상의 판매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상당히 고무적 결과”라고 바라봤다.
기아차의 미국 판매 차종 가운데 쏘울과 쏘렌토, 스포티지의 판매량도 각각 9860대, 9507대, 6467대로 판매에서 호조를 보였다.
기아차는 SUV 차종의 인기에 힘입어 전체 판매량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40%에서 44%까지 단숨에 끌어올렸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또한 높아졌다.
현대차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미국시장 점유율 3.7%를 보였지만 3월 기준으로 3.9%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점유율도 3.3%에서 3.5%로 좋아졌다.
판매가 늘면서 인센티브 하락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시장 분석기관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3월 미국 자동차시장의 인센티브는 대당 평균 3641달러를 보였다. 2018년 3월보다 4% 줄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인센티브는 각각 2501달러, 3271달러인데 이는 2018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 10%씩 줄어든 것이다. 미국 주요 자동차업계의 평균 인센티브 하락폭보다 훨씬 크다.
싼타페 인센티브가 3925달러에서 1935달러로 절반가량 줄어드는 등 현대기아차 주요 SUV 모델의 인센티브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차량 판매 호조와 인센티브 하락 등에 힘입어 올해 미국에서 적자고리를 끊고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2016년부터 3년 연속으로 계속 순손실을 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낸 순손실만 모두 2조 원에 가깝다.
기아차 미국 법인도 2015년 순이익을 낸 뒤 이듬해인 2016년 적자로 돌아서 3년 동안 누적으로 순손실 약 5천억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