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9-04-02 16:35:34
확대축소
공유하기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성분 논란에 비슷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네이처셀을 향해 시선이 몰린다.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이사는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조인트스템’ 연구개발(R&D)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이사.
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의 유통과 판매를 중단하면서 네이처셀이 개발하고 있는 조인트스템이 부각되고 있다.
조인트스템은 자가 줄기세포를 활용한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다.
인보사와 비슷하게 인공관절 수술 없이 주사기를 이용해 바로 무릎에 약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수술에 비해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인보사가 유전적으로 조작한 단백질이 주성분인 것과 달리 조인트스템은 줄기세포가 주성분이다.
인보사가 2017년 11월 국내에서 출시된 것과 달리 조인트스템은 아직 임상시험 단계에 있다. 네이처셀의 관계사인 알바이오는 조인트스템의 국내 임상2상을 마치고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부터 임상3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임상3상을 마치고 식약처의 판매 승인까지 받기 위해서는 1~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쟁 치료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인보사보다 출시시점이 3~4년 늦어지는 것이다.
바이오 의약품은 출시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먼저 출시된 의약품이 관련 시장을 선점하면 비슷한 환자를 대상으로 뒤늦게 출시된 의약품은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라 대표가 2017년 조인트스템의 임상2상을 마친 뒤 ‘조건부 품목허가’ 허가를 통해 빠르게 상용화 하려고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조건부 품목허가란 난치성 질환이나 중증 질환을 앓는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예외적으로 임상2상을 마친 의약품에 판매를 허가하는 제도다.
라 대표는 조인트스템의 조건부 품목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했지만 2018년 3월 반려되면서 조기 상용화에 실패했다. 그 사이 인보사는 출시된 지 1년 만인 2018년 말 기준으로 누적 투여가 2500건에 이르며 시장에 안착했다.
하지만 인보사가 성분 논란으로 ‘신뢰성’에 흠집이 나고 판매까지 중단되면서 조인트스템을 향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라 대표는 2021년까지 조인트스템의 국내 시판허가를 받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조인트스템과 인보사의 연구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는 미국에서 임상3상을 거치고 있었는데 이번 사태로 잠정적으로 임상시험이 중단됐다. 임상시험을 재개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네이처셀의 조인트스템은 올해 1월 미국에서 임상2상을 마쳤다. 현재는 인보사와 비교해 임상 단계가 뒤처져 있지만 인보사의 임상시험이 중단돼 개발 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
라 대표는 현재 어려운 시기를 지내고 있다.
조인트스템의 성과를 허위·과장하는 방법으로 네이처셀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2018년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현재도 주가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라 대표는 조인트스템의 임상3상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라 대표는 법원에 보석 허가를 요청하면서 “줄기세포 연구로 생명을 살리겠다”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네이처셀은 조인트스템이 인보사와 같은 기존 퇴행성관절염 치료제와 다른 신약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네이처셀 관계자는 “인보사와 조인트스템의 치료대상이 비슷하기는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는 다른 치료제로 볼 수 있고 효과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세계 최초의 중증 퇴행성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인 조인트스템의 효과와 안전성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