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대표이사가 NXC 지분을 높은 가격에 매각하는 데 넥슨의 모바일게임 ‘크레이지아케이드BnB M’ 등의 흥행이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이 최근 내놓은 모바일게임들이 연이어 흥행하는 데다 대작 출시도 앞두고 있어 김 대표가 NXC 지분을 매각하는 데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NXC는 넥슨의 지주회사격으로 넥슨 지분 47.98%를 들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3월 출시한 ‘린: 더 라이트브링어’가 한국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3위까지 오르며 흥행하고 있다”며 “넥슨 지분가치는 ‘크레이지아케이드BnB M’과 ‘트라하’ 등 대형 신작에 힘입어 오를 여지가 많다”고 바라봤다.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트라하’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등에 대항해 4월18일 출시된다.
넥슨은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약세라는 평가를 받아 지분 매각에도 불리한 요소로 꼽혀왔다.
최근 게임시장은 모바일기기의 발전에 따라 모바일게임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넥슨이 2018년 낸 매출 가운데 모바일게임부문은 20% 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넥슨은 올해 들어 모바일게임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1일 출시한 ‘크레이지아케이드BnB M’은 인기게임 1위에 올라 있으며 출시 나흘 만에 내려받기 500만 건을 넘어섰다.
이 게임은 넥슨이 2001년 내놓은 ‘크레이지아케이드BnB’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넥슨이 확보한 지식재산권이 시장에 유효하다는 것을 인수후보들에게 증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넥슨은 크레이지아케이드BnB M 이외에도 상반기 안에 각각 ‘메이플스토리’와 ‘바람의나라’ 지식재산권을 이용해 제작한 모바일게임 ‘메이플스토리M’과 ‘바람의나라:연’을 출시한다.
인수후보로 거명되는 넷마블과 카카오 등에 이런 점은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모두 배급역량과 비교해 개발역량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 데다 자체 지식재산권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넷마블 매출에서 기여도가 높은 ‘리니지2 레볼루션’과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등은 엔씨소프트와 마블 등 외부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게임들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활용해 뛰어난 게임 유통역량을 보여 왔지만 카카오프렌즈를 제외하면 주요 지식재산권을 찾기 힘들다. 카카오프렌즈를 이용한 게임 가운데 한국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가 가장 높은 게임은 ‘프렌즈팝콘’으로 52위에 그친다.
크레이지아케이드BnB M은 중화권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대만과 홍콩에서 인기게임 1위에 올라있다.
넥슨 인수후보 텐센트도 크레이지아케이드BnB M이 중화권에서 흥행하는 점을 눈여겨 볼 가능성이 있다.
중국에서도 ‘크레이지아케이드BnB’ 지식재산권이 흥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게임회사들은 종종 중국에 진출하기 전 대만에 게임을 실험적으로 출시해 반응을 살핀다.
텐센트는 이미 넥슨 게임 ‘던전앤파이터’를 중국에서 유통하면서 매출을 3조 원 넘게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은 2019년 ‘스피릿위시’를 시작으로 모바일게임을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 상반기 안에만 14종의 모바일게임을 새로 내놓거나 출시 국가를 넓힌다.
이 밖에도 넥슨은 일본 코에이테크모게임즈와 사용권 활용 계약을 체결하고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진·삼국무쌍8 모바일’(가제)을 개발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넥슨이 이처럼 모바일게임을 쏟아내는 것을 두고 매각 본게임을 앞두고 매각가격을 높이려는 작업의 일환이란 시각이 나온다.
다만 넥슨 몸값이 너무 높아지면 역으로 매각흥행에 부담을 안길 수도 있다. 인수자에게 승자의 저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넥슨은 일본 상장사로 시가총액이 1조5600억 엔(16조540억 원)에 이른다. 김 대표가 지분 매각을 발표하기 직전과 비교해 23%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