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시내면세점 특허에 또 다시 도전할까?
정 회장은 면세점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서울 여의도에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할지 업계의 시선이 몰린다.
2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를 얼마나 내줄지가 이르면 5월 초 발표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3월 말까지 지자체로부터 신규 면세점 특허와 관련해 의견을 받을 것”이라며 “늦어도 5월 안에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5월에 시내면세점 특허를 얼마나 내줄지 명확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그동안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가 다소 갑작스럽게 공개돼 기업들이 사업계획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지자체별로 면세점 매출이 전년보다 2천억 원 이상 늘거나 외국인 관광객이 20만 명 이상 증가하면 신규 면세점 특허를 내주기로 했다.
2018년 서울의 시내면세점 매출은 2017년보다 3조 원 이상 늘었다. 이런 기준에 비춰보면 서울에서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에 뛰어들 후보로 유력하게 꼽힌다.
면세점사업은 규모의 경제효과를 확보하는 일이 필수적인데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매장이 오직 한 곳뿐이기 때문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사업의 핵심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느냐 여부”라며 “매출 규모가 늘어나면 제품 공급회사와 교섭력이 높아지고 매입단가를 낮춰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텔롯데같은 주요 면세점사업자들도 규모의 경제 효과를 노리기 위해 수익성은 나쁘지만 매출이 많이 나오는 인천공항 면세점에 입점했던 이유다.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의 면세점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15년과 2016년 두 차례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에 뛰어든 끝에 따냈고 2018년 11월 서울의 현대백화점본점에 현대백화점면세점을 개장했다.
현대백화점은 현대백화점면세점에 올해 5월까지 모두 23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18년 말 현대백화점의 유동자산이 1조2588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정 회장이 이번에 시내면세점 특허를 따낸다면 여의도 파크원에 매장이 들어설 수도 있다.
정 회장은 2016년 9월 여의도 대형복합시설 파크원 출점을 선포하며 “파크원에 들어서는 현대백화점을 대한민국 최고의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라며 “현대백화점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 백화점을 서울 최대의 백화점으로 만들어 현대백화점그룹의 심장부로 내세우겠다는 청사진을 그린 만큼 면세점사업도 여기에 들어설 수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파크원 매장에 들어선다면 강남뿐 아니라 강북권 상권도 함께 노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강북에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이 ‘면세점벨트’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동이 편리하다는 점 때문에 중국 보따리상의 수요가 높다.
다만 여의도가 주말이면 공동화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해 현대백화점이 다른 부지를 고려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시내면세점 특허가 몇 개가 나올지 알 수 없다"며 "공고가 나오면 시내면세점 특허를 취득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