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는 21일 오전 9시35분경 구속 전 피의자심문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질러 죄송하다”며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법원에서 내려주는 판단에 겸허히 따르겠다”고 말했다.
▲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유포 혐의를 받는 정준영씨가 2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전 준비해온 내용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고통받은 피해 여성분들과 근거 없이 구설에 올라 2차 피해를 본 여성분들, 지금까지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수사에 성실히 응하고 저지른 일을 평생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정씨는 법원에 도착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미리 종이에 적어온 내용을 취재진 앞에서 읽은 뒤 법정으로 이동했다.
정씨는 2015년부터 10개월 동안 여성들과 성관계한 영상을 몰래 촬영해 빅뱅 전 멤버 승리씨가 포함된 단체대화방에 공유한 혐의를 받는다. 알려진 피해자만 10명에 이른다.
정준영의 지인이자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모씨도 9시40분경 법원에 도착했다.
김씨는 강남의 클럽 ‘버닝썬’ 직원으로 일했다. 정씨와 승리씨 등과 함께 대화방에 있었던 인물로 ‘경찰총장’을 언급해 경찰과 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두 사람의 구속영장 심사는 임민성 부장판사의 심리로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됐다. 두 사람의 구속 여부는 21일 저녁 또는 22일 새벽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클럽 버닝썬과 다른 강남 클럽 ‘아레나’ 폭행사건에 연루된 이들의 구속영장 심사도 열렸다.
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장모 버닝썬 이사는 9시55분경 법원에 도착했다. 장씨는 2018년 11월 클럽 버닝썬에서 다른 직원들과 함께 김상교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장씨가 김상교씨를 폭행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오히려 김씨를 입건하는 등 사건을 부적절하게 처리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버닝썬 관련 의혹이 처음 제기됐다.
클럽 아레나의 용역 경비원이었던 윤씨도 비슷한 시각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윤씨는 2017년 10월 손님을 폭행해 전치 5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윤씨의 폭행 사건은 1년 넘도록 가해자가 누군지 확인되지 않아 미제로 남았었다. 그러나 버닝썬 사태를 계기로 경찰이 강남 일대 클럽들의 마약이나 성폭력 등 여러 의혹과 관련해 전방위적 수사에 나서면서 당시 폭행사건이 윤씨의 소행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