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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복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장이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 20일 영업현장 방문 전용 승합차를 구입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국SC은행> |
박종복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장이 한국SC은행의 기업금융을 강화하고 있다.
박 행장은 한국SC은행을 국내환경에 맞게 현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업금융의 비중을 늘리려고 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SC은행은 국내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방식으로 기업금융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 행장은 최근 “소매금융으로 국내은행들을 이길 수 없다”며 “한국SC은행만 시행할 수 있는 강점은 세계 70여 국가에 깔린 영업망을 활용해 한국기업의 해외진출을 돕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행장은 올해 초 취임하면서 한국SC은행을 국내현실에 맞는 현지화한 은행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소매금융에 의존했던 수익구조를 뜯어고치고 다른 한국은행들처럼 기업금융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한국SC은행은 지난해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50%를 차지한다. 국내 시중은행 평균치 34%보다 훨씬 높다. 개인신용대출도 17%를 차지해 다른 시중은행의 평균치 7%를 크게 앞지른다.
박 행장은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 신흥국시장에 대거 진출한 한국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업금융을 키우려 한다. 한국SC은행의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의 해외영업망을 이용하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은 영국에 본사가 있는 글로벌 금융종합회사다.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위주의 70여 국가에서 활동한다. 이 지역들이 전체 매출의 약 90%를 차지한다.
한국기업들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 약 8600개가 진출했다. 한국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 직접 투자한 규모도 2013년 기준으로 38억 달러에 이른다.
중동의 경우 올해 들어 여러 기업들이 현지에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중동 4개 국가를 순방하면서 한국기업의 진출을 독려하기도 했다.
한국SC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의 해외영업점과 협조해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에게 자문상담과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수수료 혜택이나 현지정보 등도 제공한다.
박 행장은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주목한다.
박 행장은 지난 10일 부산을 방문해 영남권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 중소기업이 스탠다드차타드그룹의 영업망을 통해 보증료와 현지관리비용 등을 줄이고 해외정보에 접근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SC은행이 기업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해야 해외영업망 장점을 살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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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복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장 |
한국SC은행은 리처드 힐 전 행장과 아제이 칸왈 전 행장 시절에도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도와 수익을 낸다는 전략을 추진했다. 그러나 소매금융 비중을 쉽사리 낮추지 못하다가 지난해 수익이 크게 떨어졌다. 한국SC은행은 2014년 순손실 646억 원을 기록했다.
박 행장은 한국SC은행 출범 이후 첫 한국인 은행장이라는 장점을 살려 현장을 자주 방문하고 있다. 그는 취임 뒤 서울 수도권 점포를 잇달아 방문했다. 최근 영업현장을 방문할 때 쓸 전용 승합차를 사들이기도 했다.
박 행장은 “은행장에 취임한 뒤 현장을 직접 찾다 보니 국내기업이 한국SC은행의 해외영업망을 활용할 기회가 많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한국인 은행장으로서 소통여건이 마련된 만큼 국내은행이자 글로벌은행으로서 시너지를 충분히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