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첨단 기능으로 중무장한 신형 쏘나타를 내놨지만 초기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세단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인데 앞으로도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쏠림현상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커 현대차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현대차에 따르면 21일 공식 출시되는 8세대 쏘나타의 사전계약을 통해 분석한 초기 판매량은 이전 모델에 미치지 못한다.
현대차는 11일부터 15일까지 닷새 동안 새 쏘나타의 사전계약을 통해 모두 1만203대의 계약 접수를 받았다.
이전 모델인 7세대 쏘나타 ‘LF쏘나타’를 2014년에 처음 출시했을 때 사전계약 3일 만에 1만 대 넘게 계약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초기 판매 속도가 더딘 편이다.
2009년 출시된 6세대 쏘나타 ‘YF쏘나타’는 사전계약 하루 만에 가계약 1만 건을 돌파했다.
현대차는 7세대 쏘나타의 지난해 월별 판매량이 평균 5487대라는 점에서 이번 사전계약 성과가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가 내부적으로 쏘나타의 내수 판매량을 연간 16만 대가량으로 잡았다는 점에서 사전계약 반응이 목표를 밑돈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현대차는 2016~2018년에 7세대 쏘나타를 연간 평균 7만 대씩 팔았다. 기존 모델보다 2배 넘게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만큼 이전 모델에 미치지 못하는 흥행속도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가장 최근 신차로 내놓은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초기 흥행 속도와 비교해도 쏘나타의 초기 성적은 낙관적이지 않다
팰리세이드는 사전계약 첫 날에만 3468대 계약됐다. 모두 12일 동안 진행된 사전계약 단계에 접수된 물량은 총 2만506대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도 “현대차는 3세대 플랫폼과 스마트스트림 엔진 등을 적용한 쏘나타를 내놓으면서 연비와 사양, 디자인 측면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사전계약 대수는 기대치를 하회했다”고 평가했다.
쏘나타의 초기 흥행 부진은 수요 감소에 따라 세단시장 자체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탓이 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주요 5개 자동차기업의 세단 판매량은 69만4868대를 보였다. 판매비중은 53.5%를 보였는데 이는 2010년 이후 8년 만에 비중이 20%포인트 이상 급락한 것이다.
반면 SUV 판매량은 2012년 25만6923대에서 2018년 51만9886대로 2배 이상 늘었다.
쏘나타가 현대차를 대표하는 주력모델이라고 하지만 시장의 변화를 거스르기는 사실상 역부족인 셈이다.
실제로 쏘나타 판매량은 2017년 연간 7만7천 대 수준에서 2018년 6만1천 대 수준으로 급감했지만 주력 중형 SUV인 싼타페 판매량은 같은 기간 두 배 가까이 늘어나 지난해 국내 SUV시장 최초로 연간 10만 대 판매기록을 달성했다.
SUV시장이 앞으로도 계속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현대차가 쏘나타로 옛 위상을 되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임 연구원은 “세단 수요는 SUV 수요 급증의 영향으로 축소되기 시작해 2014년을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해 현재 미국에서는 역사상 최저 판매 비중을 보이고 있다”며 “현대차가 세단 라인업을 축소하지 않으면 개발비 부담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현대차 쏘나타는 1999년부터 2010년까지 12년 연속으로 최다 판매차량(베스트셀링카) 자리를 거머쥐었지만 이후 아반떼와 그랜저 사이에 끼여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