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국내 대형병원, 제약·바이오기업 등과 합작법인을 세우고 의료 빅데이터시장 선점 경쟁에 나섰다.
▲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왼쪽)와 여민수(가운데), 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이사.
네이버는 대웅제약과 분당서울대병원, 카카오는 서울아산병원 등과 손을 잡았다.
의료 서비스 분야는 인공지능(AI) 등 혁신기술의 활용성이 매우 큰 분야로 꼽히고 있다.
의료정보는 그 자체로는 인공지능이 바로 학습하거나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바로 이 의료 빅데이터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의료 데이터를 학습해 빅데이터를 갖추게 되면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연구 등에 병원 등이 보유하고 있는 의료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의료 빅데이터사업을 통해 미래 헬스케어산업의 필수적 자원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컨설팅기업 KPMG는 “최근 헬스케어산업의 패러다임이 치료·병원 중심에서 예방·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헬스케어산업 안에서 빅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KPMG는 세계 스마트 헬스케어서비스시장 규모가 2015년 790억 달러(약 84조 원)에서 2020년 2060억 달러(약 231조 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해 평균 21.1% 성장하는 셈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가 2018년 2월부터 대웅제약, 분당서울대병원과 업무협약을 통해 포괄적 헬스케어분야에서 협력하고 있고 대웅제약과 합작법인 설립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국내 헬스케어사업은 이제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2018년 연말 대웅제약과 합작법인 ‘다나아데이터’를 세웠다. 이에 앞서 2018년 2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대웅제약과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연구개발 협력을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카카오도 의료 빅데이터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카카오의 투자전문 자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연세의료원은 4일 ‘파이디지털헬스케어’에 100억 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맺었다. 파이디지털헬스케어는 연세의료원과 KT가 2012년 합작법인으로 설립한 의료·정보통신기술(ICT) 융합사업 전문회사다.
카카오는 1월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의료 빅데이터기업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를 세웠다.
카카오 관계자는 “아직 헬스케어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을 통해 서울아산병원이 지닌 의료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게 빅데이터화하는 작업과 관련된 연구와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정보통신기술(ICT)을 의료 서비스 분야에 활용하는 데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월 ‘데이터·인공지능 경제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금융·통신 분야에서 시작한 개인 정보 데이터 활용 영역을 에너지, 의료 등으로 넓혀나간다는 계획을 내놨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부터 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전략적 혁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한다”고 말했다.
다만 의료정보 활용에 관한 국내 법규의 미비 등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의료 빅데이터사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을 의료 서비스에 적용하는 데 규제가 있다기보다 아직까지 의료정보 등의 활용에 관한 법규 등의 미비로 기업이나 연구자들이 의료정보를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 지가 명확하지 않은 점이 문제”라며 “사회적 합의 또한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