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건설사 가운데 현대건설과 GS건설, 대림산업이 3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의 건'을 주요 안건으로 다룬다.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 현대건설은 ‘안정’, GS건설은 ‘관계’, 대림산업은 ‘성장’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 현대건설 사외이사 재선임 안정적 기조 이어간다
14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15일 서울 종로구 현대빌딩 대강당에서 열리는 주총에서 사외이사 2명을 재선임하는 ‘이사 선임의 건’이 상정된다.
현대건설은 3월 임기가 끝나는 박성득 전 감사원 감사위원, 김영기 전 국세청 조사국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기로 했다.
박 전 위원은 2014년 3월, 김 전 국장은 2016년 3월부터 현대건설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사외이사와 관련해 2016년 3월 김 전 국장을 선임한 뒤 새로운 이사회 인원을 충원하지 않고 있는데 이번에도 기존 임원을 재신임하는 안정적 기조를 이어가기로 했다.
박 전 위원과 김 전 국장이 이번 주총에서 연임에 성공하면 현대건설 사외이사 4명의 평균 재직기간은 6년으로 늘어난다. 주요 건설사 가운데 가장 길다.
신현윤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치호 전 건국대학교 건축공학부 교수는 현대건설이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뒤인 2011년 3월부터 현대건설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공단이 박성득 전 위원과 김영기 전 국장의 사외이사 선임의 건에 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어 주총에서 변수가 있을 수 있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따라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주총을 앞두고 주요 안건의 찬반 의견을 사전공개하기로 했는데 최근 현대건설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의견을 내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박 전 위원과 김 전 국장의 사외이사 재신임 안건을 놓고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일하며 현대건설의 분식회계와 관련해 감시, 감독 의무 및 충실의무를 다하지 못해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고 판단돼 반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 2018년 3분기 기준 현대건설 지분 11.2%를 들고 있는 2대주주다.
1대주주인 현대자동차와 특수관계인이 34.9%의 지분을 들고 있는 만큼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해도 현재 상황에서는 관련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으로 주주행동주의가 강화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반대의견을 낸 만큼 현대건설은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한 것과 관련해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 GS건설은 ‘관계’ 대림산업은 ‘성장’에 방점
GS건설은 22일 주총에서 김경식 전 국토교통부 차관과 김진배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를 새로운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다.
김 전 차관과 김 교수는 3월 임기가 끝나는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 주인기 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를 대신한다.
GS건설이 사외이사를 새롭게 선임하는 데에는 정부와 관계를 중시해 대관업무 등을 강화하려는 뜻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김경식 전 차관은 2015년 국토부를 떠나 비교적 최근까지 공직생활을 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을 지낸 이력도 지닌 만큼 문재인 정부와 접점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GS건설은 2018년 주총에서는 노무현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낸 정상명 전 총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하기도 했다.
김 전 차관과 김 교수가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되면 GS건설의 사외이사 4명의 평균임기는 6개월로 크게 낮아진다.
GS건설 관계자는 “김경식 전 차관은 건설산업 관련 전문지식과 다양한 경험, 김진배 교수는 재무금융 관련 전문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업무에 적극적 조언자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21일 주총에서 김일윤 피아이에이(PIA)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새롭게 선임한다.
피아이에이는 부동산 등 대체투자전문업체로 김 대표는 리만브라더스 등을 거친 투자 전문가로 평가된다.
대림산업이 단순 시공사를 넘어 대형 프로젝트의 발굴, 기획, 지분 투자, 금융 조달, 건설, 관리까지 부동산과 석유화학사업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디벨로퍼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성장성에 방점을 찍고 사외이사를 고른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김일윤 대표의 경험에서 나오는 의견을 통해 디벨로퍼 사업과 관련한 의사결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사외이사로 추천했다”고 말했다.
▲ 김상우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대표이사 부회장. |
김 대표는 2013년부터 대림산업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장달중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를 대신해 이사회 구성원이 된다.
장달중 교수는 현재 대림산업과 삼성물산 사외이사를 함께 맡고 있는데 대림산업 사외이사 임기가 끝나 앞으로 삼성물산 사외이사만 맡게 됐다.
대림산업 사외이사는 모두 5명이다. 김 대표가 새로 선임되면 평균 재직기간은 1년7개월로 낮아진다.
5대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임기를 마치는 사외이사가 없어 이번 주총에서 관련 안건을 다루지 않는다.
삼성물산은 현재 교수 4명, 기업인 1명 등 모두 5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평균 재직기간은 2015년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하기 전 기간을 포함해 4년10개월로 집계됐다.
대우건설은 관세청 출신 1명, 검사 출신 1명, 금융감독원 출신 1명, 은행원 출신 1명 등 모두 4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평균 재직기간은 2년2개월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