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이 B737-MAX8 항공기 운항 중단으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MAX8 기종을 운항할 계획을 세운 국내 항공사는 현재 이미 이 기종을 운영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을 제외하면 대한항공, 티웨이항공의 두 곳이다.
▲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사장.
두 항공사는 일제히 MAX8 기종의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이 기종의 운항을 중단하겠다고 14일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항공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살피면 두 항공사가 MAX8 기종을 운항하는 시기는 기약 없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MAX8 기종 운항 중단으로 티웨이항공이 입을 피해가 대한항공이 입을 피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대규모 기단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재 매각계획을 연기하거나 기존 기재들의 가동률을 높이는 등의 탄력적 대응이 가능하다”며 “다만 티웨이항공은 MAX8 항공기를 제외하면 2019년 기단 공급 증가율이 25%에서 8.3%로 큰 폭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역시 “이번 항공사고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현재로서 전망하긴 어렵다”면서도 “올해 도입 예정인 기재 6대 가운데 4대가 MAX8 기종인 티웨이항공의 외형 성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파악했다.
2018년 말 기준 티웨이항공은 24대의 B737-800NG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2019년에 B737-800NG 2대, B737-MAX8 4대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을 세워놓았다.
티웨이항공의 인건비 부담이 급증할 가능성도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6월부터 MAX8 항공기의 도입과 운항을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이와 관련한 인력채용을 이미 완료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에어는 국토교통부의 제재로 미리 채용했던 인력들을 활용하지 못하면서 2018년 4분기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 티웨이항공 역시 이와 유사한 상황을 맞게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티웨이항공은 저비용항공시장에서 매출 기준 3위로 2위 진에어, 4위 에어부산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이번 사태로 받을 타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진에어는 경쟁사인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과 달리 MAX8 항공기 도입 계획을 아직 세우지 않고 있다. 또한 중거리 노선 운항이 가능한 MAX8 항공기 운항이 지연되면서 중거리노선 확장에 제동이 걸린 경쟁사들과 달리 중대형기인 B777 기종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중거리노선 확장도 가능하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MAX8 도입이 늦어진다면 중장거리 취항이 가능한 B777을 보유한 진에어의 경쟁력이 부각될 것”이라며 “근거리 노선 포화에 대비해 MAX8 기종을 도입하려고 했던 경쟁사와 비교해 진에어는 노선 확대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어부산은 보잉 항공기가 아닌 에어버스의 A321, A320 등 기종을 운용하고 있고 도입 예정인 차세대 항공기 역시 에어버스의 A321-NEO 항공기이기 때문에 이번 사고로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외국언론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티오피아에서 추락한 보잉사의 차세대 항공기 B737-MAX8 기종의 운항 중단은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타임에 따르면 13일 기준 MAX8 기종의 자국 운항을 금지한 국가는 40개가 넘는다. 일부 국가는 타국 항공사가 MAX8 기종을 자국 영공 안에서 운항하는 것까지 금지했다.
MAX8 기종의 운항 중단을 미루고 있던 미국과 캐나다 항공당국 역시 13일 MAX8과 MAX9 기종의 운항 중단을 발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