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재생에너지 분야 공공입찰에 탄소인증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두산중공업, 유니슨, 휴먼컴퍼지트 등 풍력발전업체의 수혜가 기대된다.
11일 산업부에 따르면 2019년 연구용역을 거쳐 2020년 재생에너지 분야 공공입찰 평가에 탄소인증제를 반영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탄소인증제는 원자재, 물류, 생산, 소비, 폐기 등 제품생산의 전체 주기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계량화해 관리하는 제도를 말한다.
재생에너지 분야 중 특히 풍력발전소 설치와 관련한 공공입찰 평가에 탄소인증제가 도입되면 해외공장에서 제품을 들고와야 하는 외국산 풍력발전소 기자재는 상대적으로 국산 제품에 비해서 불리하게 된다.
운송 과정에서 탄소배출 총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국산 기자재를 생산하는 기업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풍력발전소 공공입찰 평가에 탄소인증제가 도입되면 국내 최대 풍력발전기 제조업체인 두산중공업과 풍력발전 타워 제작업체인 유니슨, 블레이드(날개) 제작업체인 휴먼컴퍼지트가 해외 기업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태흠 한국에너지관리공단 팀장은 "풍력발전과 같은 재생에너지 분야에 탄소인증제가 도입되면 국내에 제조공장을 두고 있는 두산중공업이나 유니슨, 휴먼컴퍼지트가 상대적으로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가지 여건에 따라 상황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특히 운송이라는 기준을 두고 볼 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 등 풍력발전업계에서는 기대감을 보이면서 국산제품의 의무사용비율(쿼터제) 도입 등 더욱 명확하고 분명한 지원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풍력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풍력발전기에서는 외산 제품의 효율성이 아직까지 국산보다 높다"며 "자칫 국내업계가 외국에 비싼 로열티를 내는 종속관계로 전락할 수도 있어 풍력발전산업 진흥을 위해 쿼터제 등으로 시간을 벌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산업부는 국제무역기구(WTO) 등 국제기준에 위배되는 규제는 통상분쟁의 소지가 있는 만큼 이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내 재생에너지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효율, 친환경 제품으로 차별화를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관련 기업과 협업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차세대 기술 개발을 향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또 재생에너지 기업들이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센터 등 혁신기관을 배치해 산업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성윤모 산업통상부 장관은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산업이 양적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맞춰 우리나라도 성장할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