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인천~파리 노선 운수권을 배분받아 유럽 노선 강화전략에 힘을 받을 수 있을까?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한국·프랑스 항공회담에서 인천~파리 노선 추가 운수권을 확보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유럽 노선을 강화할 기대를 품고 있다.
▲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
아시아나항공은 파리 운수권 확대가 결정되기 전부터 중장기 경영목표 가운데 하나로 인천~파리 노선 증편을 제시했다.
아시아나항공의 2018년 4분기 IR자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 노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파리 노선과 이스탄불 노선을 각각 주 2회씩 증편할 계획을 세웠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인천~파리 노선에 현재 주 5회 항공기를 띄우고 있는데 이를 매일(주 7회)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7~8일에 열린 한국·프랑스 항공회담에서 확보한 인천~파리 노선 추가 운수권 역시 주 2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인천~파리 노선 운수권 확대 시점은 2020년 동계 스케줄부터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유럽 노선 강화가 예전부터 아시아나항공의 가장 중요한 중장기 목표 가운데 하나인 만큼 IR자료에서 이런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특히 파리 데일리(인천~파리 노선에 항공기를 매일 띄우는 것)는 유럽 노선 강화전략 가운데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인천~파리 노선은 연 평균 탑승률이 85%를 넘는 ‘황금노선’이다. 성수기 탑승률은 90%를 넘나든다.
보통 항공권은 가격이 저렴한 좌석부터 먼저 판매된다는 점에서 인천~파리 노선 이코노미석은 항상 매진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의 중단거리 노선 점유율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장거리 노선 강화전략을 펼쳐왔다. 특히 대한항공이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를 통해 미국 노선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 달리 아시아나항공은 유럽 노선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8년 5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2018년 8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새 하늘길을 열었다. 2018년 11월에는 스페인 부엘링항공과 노선 공유 등 유럽 지역의 노선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아시아나항공의 2018년 유럽 노선 매출은 2017년보다 11%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의 2018년 유럽 노선 매출 증가율은 사드보복에 따른 기저효과를 본 중국 노선 매출 증가율에 이어 2위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적극적으로 장거리 노선을 늘리기 위해서는 항공기의 운용능력을 끌어올릴 필요성이 제기된다.
2월 말 진행됐던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을 포함한 운수권 배분 때 경쟁사인 대한항공이 러시아, 헝가리, 네덜란드, 런던, 밀라노, 로마, 호주 등 장거리 노선 운수권을 ‘싹쓸이’ 했기 때문이다.
이종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2월25일 진행된 운수권 배분에서 장거리 노선 운수권 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유동성 부족 등 제한적 투자여력으로 저비용항공사와 경쟁을 회피하기 위한 장거리 노선 확대가 어려운 상황임을 반증한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는 7일과 8일 이틀 동안 진행된 한국·프랑스 항공회담에서 인천~파리 운항 횟수를 2020년 동계 스케줄부터 최대 주 2회 늘리는 데 합의했다고 10일 밝혔다. 확대된 운수권이 배분되는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