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가 ‘에픽게임즈스토어’를 앞세워 게임 플랫폼시장에서 ‘스팀’과 ‘구글 플레이스토어’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두 거대 플랫폼이 시장 점유율을 이용해 너무 높은 수수료율을 책정한다며 ‘개발자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10일 에픽게임즈에 따르면 한국에도 에픽게임즈스토어를 출시하기 위해 게임물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치고 있다.
해외에서는 2018년 12월7일 출시했다.
에픽게임즈스토어는 에픽게임즈의 게임 유통 플랫폼으로 게임 개발회사에 수익의 88%를 나눠주며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게임 유통회사이기 이전에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인데 세계 최대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이 개발사들에 수익의 70%만 배분하는 데 대항하는 것이다.
특히 에픽게임즈가 게임엔진의 하나인 언리얼엔진을 개발한 점을 활용하고 있다.
언리얼엔진을 사용한 게임 개발사가 스팀을 통해 게임을 유통하면 스팀에서 수수료 30%, 에픽게임즈에서 엔진 이용 수수료 5%를 떼간다. 그러나 에픽게임즈스토어를 이용하면 엔진 이용료를 면제해 줘 수익의 88%를 온전히 차지할 수 있다.
에픽게임즈 관계자는 “개발사들과 게임 소비자들에게 더 유익한 플랫폼을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픽게임즈는 후발주자인 만큼 낮은 수수료율로 개발사를 유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를 스팀에서 유인하기 위해 독점게임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에픽게임즈스토어는 미국 게임회사 딥실버의 ‘메트로엑소더스’를 1년 동안 독점해 유통한다. 딥실버는 이용자들의 예상과 달리 출시 2주 전에 스팀이 아닌 에픽게임즈스토어 게임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에픽게임즈스토어는 유비소프트의 ‘디비전2’도 독점적으로 유통한다.
게임을 독점적으로 유통하면 이 게임을 즐기고 싶은 이용자가 독점 플랫폼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 신규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수수료율을 낮추자 게임회사들이 게임 가격을 낮추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메트로엑소더스는 에픽게임즈스토어에 독점적 공급을 발표한 뒤 가격을 59.99달러에서 49.99달러로 낮췄다. 또 다른 독점게임 ‘월드워Z’도 가격이 39.99달러에서 34.99달러로 낮아졌다.
월드워Z 개발사의 매튜 카치 세이버인터랙티브 최고경영자는 성명서를 통해 “에픽게임즈스토어를 선택한 이유는 이용자와 개발사 모두에게 최고의 혜택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수익분이 88%로 더 높은 만큼 게임 이용자들에게 혜택을 나눠주려 한다”고 말했다.
에픽게임즈는 개발사들이 게임 가격을 낮추면 플랫폼 이용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노린 것을 보인다.
에픽게임즈는 모바일게임부문에서도 자체 유통망을 갖추기 위해 스마트폰 제작사들과 손을 잡기도 한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 모바일’을 4월 출시가 예상되는 LG전자 ‘V50 씽큐 5G’에 선탑재한다는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픽게임즈는 과거 삼성전자와 손을 잡고 ‘갤럭시노트9’에 포트나이트 모바일을 선탑재했다.
에픽게임즈가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협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에픽게임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게임에서 나오는 수익의 30%를 수수료 명목으로 거둬가는 것을 과도하다고 바라본다.
에픽게임즈는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손잡고 게임을 선탑재하거나 에픽게임즈 홈페이지에서 게임 파일을 직접 내려받는 경로로 게임을 유통하고 있다.
다만 에픽게임즈가 스팀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대항하는 데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다수 게임 이용자들은 스팀에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스팀에 게임을 많이 구매해둔 이용자는 에픽게임즈스토어로 플랫폼을 옮기는 것을 망설일 수 있다. 스팀 계정에 애착을 느끼는 데다 여러 개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데 따른 번거로움도 생기기 때문이다.
각 나라에 에픽게임즈스토어를 출시해야 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에픽게임즈스토어는 한국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 메트로엑소더스는 한국 심의까지 거쳤지만 에픽게임즈스토어가 독점 유통하기 때문에 국내 소비자들은 아직까지 정상적 경로로 이 게임을 구동할 수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